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한 시민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조치에 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한 시민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조치에 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韓정부의 코로나19 신천지 조치에 경악

“개인정보 무단수집…명백한 권리침해”

“자국민 안전은 정부책임, 중국봉쇄했어야”

정부조치 따랐는데 처벌?…“말도 안 돼”

[천지일보 뉴욕=Priscilla A.통신원‧이솜 기자] 우연히 감염병에 걸린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 이에 따른 조치, 코로나19로 가장 막대한 피해를 입은 뉴요커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지난 23일~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만난 뉴요커들은 한국 정부의 개인정보 침해와 유출, 공권력 투입 등의 조치가 ‘권리침해’라며 난색을 표했다.

◆뉴요커들 “韓정부 조치, 명백한 권리침해”

맨해튼 타임스퀘어 광장과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만난 뉴욕 시민들에게 먼저 코로나19가 발생한 단체에 소속됐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개별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열람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명백한 권리침해이며,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입을 모았다.

“끔찍하다. 무섭고, 위협받는 것 같아서 불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굉장히 화가 날 것 같다.” “너무 싫다. 어떠한 목적을 위해서인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면 동의해 기꺼이 정보를 제공하겠지만, 동의도 없이 기록에 접근한다면 몹시 불쾌할 것 같다.” “미국 정부는 사람들의 개인 의료 정보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는다.” “개인의 자유와 공간을 침해하는 문제를 초래한다.” “아주 개인적인 일에 관한 것이므로 침해받았다는 기분이 들 것이다.” “개인 정보 열람은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시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모두가 막아야 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부근에서 시민들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조치에 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부근에서 시민들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조치에 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이상처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철저히 개인 동의하에 개인정보가 수집돼야 한다는 입장에 이견이 없었다.

두 번째로 하루에 2번씩 코로나19 증상 유무 전화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을 경찰이 찾아내는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극단적이고, 폭력적이며, 과한 조치”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내가 전화를 안 받아서 경찰이 온다고?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

“굉장히 부당하다고 느낄 것 같다. 너무나 지나친 처사며 과하다고 말하고 싶다.” “불쾌하다.” “너무 무섭다. 거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한국과 미국에서 생각하는 자유의 개념이 다르다 할지라도 명백히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권리 침해다.” “폭력적이다. 너무 극단적 처사.”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시민들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조치에 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시민들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조치에 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 “코로나 감염자 아닌 정부가 비판 받아야”

세 번째로 한국에서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것을 이유로 처벌이 이뤄지고, 감염자가 비난을 받는 것과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정부의 잘못이며, 감염자가 아닌 정부가 비판받아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뉴요커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의 진원지를 ‘중국’ ‘우한’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자신이 한국에 있었고, 선택권이 있다면 국경을 먼저 봉쇄하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시민들을 비난하지 않고 올바른 조치를 못한 정부를 비판할 것”이라고 했다.

맨해튼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지금이야 코로나19가 무엇인지 인식이 높아졌으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식당을 활보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됐다. 초창기의 한국 사람들은 정말 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 사실 그 누구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 당시의 시민들을 코로나 감염을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은 “한국 정부는 국경을 닫지 않았고 이것이 한국에서의 (코로나19) 상황을 초래했다고 본다”면서 “자국민이 안전하도록 하는 게 정부의 책임이다. 시민들은 좋던 좋지 않던 정부로부터 정보를 공지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조치에 따랐던 시민이 감염됐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탓하고 처벌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부근에서 한 시민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조치에 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부근에서 한 시민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조치에 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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