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청문회 초반부터 자료제출 문제 놓고 갈등 일어

하태경 “박지원, 권력형 학력위조 사건 자행”

설전 길어지자 전해철 정보위원장이 중재하기도

주호영 ‘적과 내통하는 사람’ 발언에는 유감 표명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가운데 박 후보자를 둘러싼 학력 위조 의혹과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과는 설전도 이어졌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단국대학교 등의 학적 기록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이날 중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저는 조선대를 다니지 않고, 광주교대 2년 후 단국대에 편입했다”며 “학적 정리는 대학이 책임질 일이지 제가 학적 정리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통합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이 “본인이 (학교 측에서 자료를 제공하는 것에) 동의하는가”라고 묻자 박 후보자는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학 측에 말했고 제가 공부를 잘 한 것도 아니고, 학교 측도 본인이 공개를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제 개인 신상 정보와 국정원이라는 특수 정보기관의 사정을 감안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며 “이것은 제 인격도 있고 제 모교를 생각한다면 그런 말씀(학력 위조 의혹)을 자제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장 청문자문단 회의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학력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수집한 자료들을 들어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장 청문자문단 회의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학력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수집한 자료들을 들어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2

하 의원은 “성적을 가리고 제출하는 것에 동의하면 제출하겠다고 해서 그것만 기다리고 있는데 그것까지 거부하면 학력을 위조한 것이 사실이 된다”며 “후보자에게 불리하니 오전 중에 성적을 가리고 제출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 증인을 위해서도 좋다”고 재차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이어진 하 의원과의 질의응답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등 신경전이 있었다. 하 의원은 박 후보자의 성적 증명서를 근거로 학력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그때의 사회적 개념과 오늘날 21세기의 개념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55년 전이면 존경하는 하 의원이 태어나지도 않은 시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는 분명히 광주교대를 졸업하고, 성적 증명서와 졸업 증명서를 내서 단국대에 편입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 의원은 “후보자의 학력위조는 다른 사건과 달리 ‘권력형’이라는 말이 붙는다”면서 “20대에 학력위조를 한 것 보다도 2000년 권력 실세였을 때 학력위조를 했다는 지적을 드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후보자가 권력을 잡았을 때 권력을 공명정대하게 쓰느냐, 사익을 위해 쓰느냐는 잣대로 볼 수 있다”면서 “이미 2000년 권력 실세일 때 후보자는 어두운 과거를 은폐하기 위해 단국대를 겁박해서 다시 한 번 학력을 위조했다. 이 부분을 따질 예정인데 2000년에 단국대에 학력 정정 신청을 한건 사실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아무리 제가 청문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위조‧겁박 이런 말을 하시면서 저한테는 짧게 답변하라고 하시는 건가”라고 반발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하 의원은 “후보자님 전략을 아니까 짧게 답하시라”며 “회피 전략을 쓰시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저는 위조한 적도, 겁박한 것도 없다는 것을 의원이 이해하고 질문하면 답변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박 후보자와 하 의원은 성적 증명서와 졸업 증명서를 놓고 언성을 높이며 실랑이를 벌였다.

두 사람의 실랑이가 길어지자 전해철 정보위원장은 “의원도 위조·겁박했다고 하지 마시고, 후보자도 질문을 듣고 맞다, 그르다고 말하시라. 가능한 위원이 질문하는 걸 답변하라”고 중재했다.

하 의원은 박 후보자의 성적 증명서를 화면에 띄우면서 “박 후보자가 졸업 이수학점을 채우지 않고 졸업했다”며 “박 후보자는 (160점 중) 88점만 인정되는데 그럼 졸업 무효다. 그래서 단국대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단국대에서 학점을 인정하고 졸업하라고 했으니까 했지, 학점이 안 되니까 졸업하지 말라고 했다면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는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자신을 ‘적과 내통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모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의 원내대표께서 말씀하신 것이 적절하지 못했다”며 “이미 저도 언론을 통해서 유감 표명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간접적으로 말한 것으로 안다. 언론에서도 옳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고 주 원내대표도 그 후 이렇다 하는 말씀이 없기에 저는 유감스럽지만 이해를 하는 쪽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회 정보위원회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가운데 국정원장 후보자 명패가 놓여 있다. ⓒ천지일보 2020.7.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회 정보위원회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가운데 국정원장 후보자 명패가 놓여 있다. ⓒ천지일보 20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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