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이 변하고 있다. 4.15총선 이후 비대위가 설치되기 전까지만 해도 선거 참패에 따른 국면 전환 탈출구가 없어 곤욕을 치렀고, 제1야당을 지휘하는 마땅한 리더가 없어 갈팡질팡하더니만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가 구축되고 난 뒤 안정화되면서 통합당의 색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총선 실패 요인도 그렇지만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유권자들이 인정하지 못한 점은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여투쟁에만 힘썼지 정책대안 정당으로서 통합당의 이미지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인바, 그 이후 이러한 문제점들이 적잖게 개선돼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통합당 비대위 구성 초기에는 정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많았다. 거대여당에 맞서기 위한 제1야당 대표로서 존재감이 드러나는 인물 구하기가 힘든 탓에 통합당 의원 당선자 모임에서는 어쩔 수 없이 김종인 위원장을 선택했지만 연로한 그가 통합당 이미지를 확 바꾸고 제1야당으로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긴가민가했다. 그렇지만 지난 6월 초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고 나서 통합당은 김 위원장 구상대로 진취적 정당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김종인 대표 취임 이후 첫 일성은 탈보수·정책 대안 정당의 제시였다. 특히 식물국회, 동물국회의 양상이 반복됐던 20대국회에서 보여준 ‘장외 투쟁’ 등 강성 투쟁 방식과는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이 불신 받고 있는 제1야당의 국민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점은 그의 오랜 정치적 체험에서 나온 성과였다. 김 위원장은 당내외를 불문하고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당의 쇄신과 변화를 주문했던 점은 주효하고 있다. 아직 성과는 이르다고 하겠으나 어쨌든 “새로운 물건을 만들 때 성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당도 정책을 잘 만들고 유권자들이 그 정책을 받아들이는지를 바탕으로 당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당 비대위에서 정책적 상품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대안정당으로서 다각적인 변신으로 보이고 있다.

통합당이 ‘모두의 내일을 함께 만들어가는 정당’이라는 제목의 새 정강·정책을 발표하고, 기본소득·전일교육제, 부동산 대안 등 정책 제시에 대해 국민 반향이 크다. 지금까지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무시전략을 택했던 제1야당이 선제적 전략을 꾀하면서 통합당 정강·정책에 처음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명기하는 등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대안 정당으로서 변모를 시도 중에 있는 것이다. 변신 노력에 힘입어 정당지지도에서도 크게 올라 여당과 오차범위 내까지 접근했으니 이러한 일련의 결과물들은 통합당 내부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국민에게도 좋은 국면이 아닐 수 없다. 그간 변하지 않지 않고 기득권 고수에 물들어 ‘꼰대정당’ 별호까지 얻었던 통합당이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고 있음은 ‘이제야 정신차렸다’는 신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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