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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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휴스턴 영사관 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전격적이다. 휴스턴 영사관은 미‧중이 수교하면서 1979년 1월에 개설한 중국의 미국내 최초의 영사관이다. 그만큼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 금번 폐쇄 명령의 이유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미국 내 중국범죄기관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것도 지적 재산권을 포함한 미국의 첨단 기술을 빼내 가는 곳이라고 한다. 심지어 스파이 활동 중에는 미국 내 하루 7만명 이상 환자가 나오는 코로나19 백신연구 관련 미국 기밀도 중국이 다뤘다는 것이다. 휴스턴 영사관과 구체적으로 연계된 것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중국의 스파이 활동과 의학적 연계성에 대한 의혹들이 존재한다”라고 보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맞불을 놓았다. 스츠안성 성도(省都)인 청두에 있는 미국의 영사관에 대한 폐쇄 조치 명령을 내렸다. 중국 내 여론은 대응을 잘했다는 것이 주류다. 미국에게 당하지만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영사관으로는 큰 곳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성 중에서 인구가 1억이 넘는 큰 성이다.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티벳과 신지앙과도 가까운 곳이다. 티벳 독립운동과 인권법에 결연히 반대하는 중국에게는, 청두의 미국영사관이 반중국 공작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양국의 영사관 폐쇄 명령은 미‧중의 무역, 금융 등의 갈등을 뛰어넘어, 전면적 정치, 외교 분야로 확대된 성명전만이 아닌 아주 구체적으로 단행된 실질적 행위들이 구현된 사례가 되고 있다. 미‧중은 수교 이후 전략적 협력과 때로는 경쟁을 하면서 41년을 지내왔다. 2001년에는 세계무역기구(WTO)에도 가입시켜,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중국을 편입시켜주는 듯했다. 2008년 미국의 써브프라임사태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날 때, 중국은 미국의 채권을 대량으로 매입해주면서 양국은 협력하는 모양을 보였다. 이러한 양국이 이제는 영사관도 폐쇄하고, 미국은 중국을 공산당국가라고 공식적으로 낙인을 찍고 적이라고 명시하면서, 중국 때리기를 넘어 타도의 대상으로 삼는 단계에 와 있다. 소련 붕괴 이후 신냉전이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미‧중은 협력보다는 갈등이 토착화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우려가 생긴다. 오바마 정부의 다자주의 틀에서 2인자로 인정된 중국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큰 그림들이 하나씩 노정되고 있다. 대장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14억 중국 전체를 공격하면 역효과가 나올 것을 미국이 알기 시작했다. 중국 인민과 중국 공산당원 간의 분리대응정책과 여론전을 시작하고 있다. 공산당원이 가득하고 특권만을 누리는 영사관 직원들이라는 것이다. 9천만명 공산당원이 문제라고 보면서 미국비자도 발급하지 않을 기세이다. 모택동이 말한 인민은 바다이고 공산당원은 배라는 것이 생각난다. 배를 고장나게 만들어야지 불가능한 바다의 물을 컨트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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