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3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놓고 여야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반대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시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24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의 반발에도 불구,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21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 없이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소속 송영길 외통위원장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고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건 국회가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어차피 (이견이) 좁혀지기 어려우니 여야의원 입장을 인사청문보고서에 담고, 미흡한 점은 다시 간사 간에 보완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인사청문보고서를 강행으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태영호 의원을 비롯해 통합당 의원들이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사상을 문제 삼았던 것에 대해 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철 지난 색깔론의 비타협적 투쟁과 집단 이기주의 등 우리 시대가 극복해야 할 일들이 한꺼번에 나타난 청문회였다”며 “아직도 색깔론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이란 야당이 있다면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국민과 민주주의, 국회를 모독한 행위에 대해 엄정 조치해야 한다”며 태 의원에 대한 징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설훈 최고위원은 “국민 대표로 나선 자리에서 반헌법적 망언을 한 것에 대해 태 의원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고 낡은 색깔론에 매달린다면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단언했다.

통합당에 대해서는 “색깔론에 빠져 인사청문회를 정책검증이 아닌 사상검증의 자리로 만든 것에 대해 사과하고 태 의원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할 것을 다짐하라”고 촉구했다.

통합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정의 일부일 뿐 당연한 것이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태 의원이 외통위 의원으로, 우리나라 통일 정책을 관장하는 장관에게 북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고 국가관이 어떤 것인지 당연히 점검을 해야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구나 (이 후보자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인데 옛날 전대협이 갖고 있던 강령을 본인이 신봉하는지 바뀌었는지 국민을 대신해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특히 이 후보자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과 관련해서도 여야간 공방은 이어졌다. 통합당은 이 후보자의 아들이 척추질환으로 군 면제를 받은 게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통합당은 아들 병역 면제와 관련해 이 후보자에게 자료제출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통합당은 이날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해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퇴장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 병역문제 등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청문보고서의 내용이 합의가 되지 않았음에도 여당 단독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는 폭거를 저질렀다”며  “이 후보자는 부실한 자료제출은 물론, 청문회에서 여러 의혹이 지적되었음에도 불성실한 해명으로 국민의 불신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또 다시 시작된 통합당의 몽니에 유감을 표한다”며 ”청문회 시작부터 사상검증 카드를 꺼내며 정쟁만 일삼더니 이번엔 개인 정보에 해당하는 사적 진료 기록까지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후보자 아들에 대한 의혹제기 부분은 이미 청문회에서 충분히 소명된 사안”이라며 ”통합당이 개인의 내밀한 사적 정보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건 억지 중의 억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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