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 눈을 감고 있다.ⓒ천지일보 2019.10.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 눈을 감고 있다.ⓒ천지일보 2019.10.17

전체 15명 중 10명 ‘수사중단 의견’ 찬성

불기소 의견 낸 위원도 11명, 과반 넘겨

수사심의위 9명 “이동재, 공소제기 필요”

대검 형사부 의견서, 안 받는 것으로 의결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검언유착’ 의혹사건 수사와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재판에도 넘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수사팀에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수사심의위는 이날 6시간반 가량 검·언유착 의혹사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과반수 찬성으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수사심의위는 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이날 수사심의위 회의에는 위원장인 양창수 전(前) 대법관을 비롯해 사전 선정된 15명의 외부전문가 위원이 모두 참석했다.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본 위원은 15명 중 10명이었고, 불기소 의견을 낸 위원도 15명 중 11명으로 절반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심의위는 다만 ‘강요 미수’ 혐의로 구속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해선 수사를 계속하고, 재판에 넘기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전 기자에 대해선 15명 중 12명이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15명 중 9명은 공소제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시심의위는 대검 형사부가 제출할 예정이었던 의견서는 받지 않는 것으로 의결했다. 의견서엔 ‘이 전 기자에 강요 미수 혐의를 적용하긴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외부전문가 15명으로 이뤄진 대검 수사심의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속할지, 사건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를 할지 등을 판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와 이 전 기자, 한 검사장 등도 모두 수사심의위에 직접 출석했다.

이 사건은 이 전 기자가 올해 초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한 검사장과 공모해 이 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리를 제보하라고 협박했다는 의혹이 주된 내용이다.

앞서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수사심의위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관계가 성립되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7

지난 18일 KBS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사이의 대화 녹취록에 대해 “피의자들이 유 이사장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공모한 정황이 담겼다”며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힘이 실린다’고도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전 기자 측은 해당 발언들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며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고, KBS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보도했다”며 하루 만에 사과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전 기자 측은 지난 21일 한 검사장과의 대화 내용 전체를 공개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표현과 맥락이 정확하게 녹취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고, 이 전 기자 측은 “의도적 누락은 없다”며 녹취 파일 자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에게 이철 전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취재 계획 등을 밝히자 한 검사장은 “그건 해 볼만 하지”라고 하거나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라고 답했다.

이 전 기자 측 입장에선 녹취록 공개 등을 통해 KBS의 사과를 받는 등 어느 정도 장외 여론전에 성공한 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으나, 수사심의위가 이 전 기자에 대한 계속 수사와 기소 의견을 내면서 앞으로의 상황은 이 전 기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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