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검찰 개혁 적임자”서 “배신자”로… 윤석열 시대 1년
[이슈in] “검찰 개혁 적임자”서 “배신자”로… 윤석열 시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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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2019.10.17

文대통령 “우리 윤 총장” 발언

두터운 신임 속 검찰총장 취임

‘조국 정국’ 거치며 상황 변화

여당보다 야당서 더 환영받아

통합당 장제원 “윤 총장 짠해”

공지영 작가 “국민 열망 배신”

추미애 등판에 위신도 흔들

‘소신’ 모습에 대선후보 언급도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아직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고 시대의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는 2019년 6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신임 총장 후보자로 지명한 후 당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면서 낸 논평의 일부다.

당시 고 대변인은 “윤 후보자는 검찰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 뿐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는 25일이면 어느덧 윤 총장 취임도 1년이 된다. 윤 총장은 이렇듯 검찰개혁을 이끌 든든한 ‘적임자’로서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검찰총장 자리에 올랐다. 윤 총장 임명식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국회 청문회 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총장을 적극 엄호했다. 당시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는 발언을 하기도 한 윤 지명자는 검찰개혁을 원하는 국민적 요구를 반영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반면 당시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윤 후보자는 야권 인사들을 향한 강압적인 수사와 압수수색 등으로 자신이 ‘문재인 사람’ 임을 몸소 보여줬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은 날 샌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4

◆‘조국 사태’로 순식간에 끝난 ‘허니문’

그러나 ‘허니문’은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다. 윤 총장의 지휘 아래 검찰은 조 전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당일에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하고, 사상 처음으로 현직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현 정부에게 거침없이 칼을 들이댔다.

이에 민주당 혹은 그 지지자들, 그리고 미래통합당(자유한국당) 또는 그 지지자들의 태도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열렬한 문 대통령 지지자로 알려진 공지영 작가는 조 전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 자신의 SNS에 “우리가 원하던 검찰개혁을 해줄 것 같았지만, 이제 온 국민의 열망에 부응은커녕 ‘배신’을 더하니 스스로 자기가 충성하는 조직을 국민의 적으로 돌리고 조롱감이 되게 하는 저 죄를 어찌 갚을까?”라고 힐난했다.

반면 지난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 당시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제가 윤 총장은 3번 만났다. 2번은 악의 갖고 만났는데, 지금은 짠하다. 이제 보니 윤 총장은 그 자리인데 정치권이 난리치는 것 같다”고 여권의 비판을 받던 윤 총장을 감싸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참석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7.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참석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7.23

◆추미애 등장에 바람 잘날 없는 검찰

해가 바뀌어 조 전 장관의 뒤를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윤 총장은 곤경에 빠지기 시작했다. 추 장관은 취임 이후 첫 인사에서 서울에서 요직을 차지하던 윤 총장의 측근 상당수를 지역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윤 총장의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됐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의혹으로 윤 총장의 거취를 거론하는 분위기까지 나아갔다.

측근이 거론되는 만큼 윤 총장은 처음엔 이 사건 지휘를 대검 부장회의에 일임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반대하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윤 총장이 강행하면서 사태는 꼬이기 시작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의 방침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사상 두 번째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에 나선 것이다.

조 전 장관은 물러나면서 “더 강한 장관이 온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그 말대로 이뤄진 것이다.

수사지휘에 맞춰 여권에선 윤 총장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거침없이 이어졌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총장이 장관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징계할 수 있다”며 “징계 받고 나서 사퇴하면 변호사 개업도 어려울 수 있으니 신속하게 장관 지시 잘 이행하길 조언한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장관의 말을 거역하는 것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배신하고 조직에 충성한다며 도리어 조직을 망가뜨리는 것”이라면서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조직에 충성할 뿐이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제 시민들이 깨달았다”고 비난했다.

다음 주 중으로 예상되는 새 검찰인사까지 단행될 경우 윤 총장은 그야말로 ‘허수아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출처: 리얼미터) ⓒ천지일보 2020.7.20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출처: 리얼미터) ⓒ천지일보 2020.7.20

◆힘 빠진 검찰총장… 힘 붙은 ‘대망론’

총장으로서의 운신의 폭은 좁아진 윤 총장이지만, 검찰 밖에서의 지지도는 오르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14.3% 지지를 받고 3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23.3%)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18.7%) 등 여당 소속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셈이다.

정권에 대항하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윤 총장의 ‘대권 후보’ 지지율이 오르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윤 총장이 남은 1년의 임기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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