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이메일 유출 범위 파악 중…집단소송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으로 유출된 고객들의 이메일 숫자가 `36만명+알파'가 되고 있다.

피해 고객이 늘어나면서 집단소송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2일 현대캐피탈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42만명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가 유출됐다. 이중 36만명은 이메일이 함께 해킹당했다.

이 회사가 제휴하는 리스용 차량 정비 서버를 통해 고객이 시스템에 접속할 때 남긴 로그기록이 유출된 것이다.

또 회사가 고객에게 홍보용으로 발송하는 광고 이메일 서버가 뚫려 고객들의 이름과 이메일이 유출됐다. 광고 이메일을 통해 이메일이 얼마나 유출됐는지는 아직 파악 중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42만~43만명의 고객 외에도 이메일이 유출된 고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캐피탈 고객은 약 180만명이다.

현대캐피탈은 그러나 이날까지 아직 이번 해킹 사건으로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비밀번호까지 유출된 프라임론패스 고객 등에게는 가능하면 비밀번호를 변경하도록 계속 권유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고, 특히 여러 금융기관과 거래를 하는 고객은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해킹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집단소송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8년 1월 고객 1천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옥션 해킹 사건이나 하나로텔레콤, GS칼텍스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도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제기됐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일단 문제의 전모를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이지만 옥션 등의 사례를 봤을 때 집단소송 가능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사장께서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했으니 일단 한숨 돌리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현대캐피탈 피해대책센터에는 해킹 사건으로 불안해하는 고객들의 문의 및 항의 전화가 폭주했다.

소송이 실제로 진행될 경우 현대캐피탈이 평소 고객들의 정보를 얼마나 철저히 관리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은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암호화해 놓은 상태지만 2009년 투자비 등을 이유로 새 솔루션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 측은 "매년 4차례 모의해킹 실험을 하는 등 보안시스템 관리는 철저하게 했다"며 "보안 관련 예산도 시중은행에 그리 떨어지지 않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직 해커들이 협박한 대로 인터넷상에 고객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았으며 현대카드 서버도 해킹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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