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詩] 간의 오류 - 강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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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 오류

강희안

 

 간이라고 해서 다 소금만을 상기한다면 결정이 오류에 빠진다 맥주란 술도 싱거워 소주로 간을 맞추고 오이냉국은 식초로 간을 맞춘다 그렇다고 해서 간을 꼭 타자의 취향에 맞출 필요도 없다 음료가 탄산으로 간을 맞추듯 짜디짠 정신은 맹물의 말에 귀를 열고 싶다 간이라고 해서 소금의 결정만을 따른다면 오산이다 불고기 양념도 설탕으로 간을 재우듯 쓰라린 관능에 물 타던 위인도 깨끗한 죽음에 투신했다. 간이라고 해서 소금만이 살아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나란 결정은 너의 따듯한 간에 닿는 심심한 물이 되고 싶다

 

[시평]

우리는 흔히 어떠한 관념에 빠져 있고, 그 자신이 빠져 있는 관념에 의하여 모든 것을 결정하려고 하는 잘못된 습관이 있다. 이러한 개념화된 관념은 때때로 우리의 삶을 오류로 몰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개념화된 관념에 의해 저지르는 오류를 잘 못 깨닫는다. 심지어는 그 오류가 지닌 잘못을 알면서도 억지를 부리며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오늘 우리 사회는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들은 모두 사상인, 또는 정치인과 같이 돼 있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행하는 행동에 대해 마치 나의 일과 같이 느끼고 행동하기도 한다. 일컫는바 진보냐 보수냐에 따라 극렬하게 갈라져 있다. 그래서 자신이 선택한 진영의 사람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애써 보려하거나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간이라고 해서 소금의 결정만을 따른다면 오산이듯이, 자신이 택한 진영만이 늘 잘하고 도덕적이며 양심적이라고 우선권을 주고 시작한다면, 이는 참으로 큰 오류가 아닐 수 없다. 불고기 양념에 설탕 대신에 소금만으로 간을 재우려고 하는, 그런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결과를 낳는 것과 마찬가지 일이다.

오늘 우리 사회도 자신의 결정만이 옳다고 여기는, 그래서 이로부터 야기(惹起)되는 오류에서 과감히 벗어나야만 한다. 소금만 간을 맞추는 것이라는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야, 너라는 상대의 따듯한 간에 닿는 우리 모두 심심한 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너라는 상대의 취향에 꼭 맞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택한, 그래서 만들어 놓은 개념화된 관념에서 벗어나, 알맞은 간을 맞출 수 있는 올바른 재료를 택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바로 오늘의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갈등에서부터 벗어나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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