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쓰레기섬은 대한민국 면적의 15배가 넘는다. 해양 쓰레기 약 1조 8000억개 중 8만 7000톤이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태평양의 쓰레기섬은 대한민국 면적의 15배가 넘는다. 해양 쓰레기 약 1조 8000억개 중 8만 7000톤이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 면적의 15배가 넘는 태평양의 ‘쓰레기 섬’

약 1조 8000억개 쓰레기 중 8만 7000톤이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및 금지로 병든 지구 고쳐야

이제는 친환경 시대에서 필(必)환경 시대로 인식해야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린다~ 하늘 높이 하늘 높이 뭉게꿈이 피어난다. 여기 다시 태어난 지구가 눈을 뜬다~ 새벽을 연다.”

일본 NHK에서 1978년 방영되고 80년대 초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된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의 주제곡이다. 갑자기 웬 애니메이션 주제곡 타령인가 싶지만, 저 노랫말대로라면 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려야 하는데, 푸른 바다 저 멀리 어디선가는 희망이 아닌 절망의 결정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태평양에 생겨난 거대 쓰레기 섬에 대한 얘기다.

인간이 만든 재앙 ‘플라스틱 섬’

일명 플라스틱 섬으로 불리는 이 섬은 우리나라 면적의 15배가 넘는 155만㎢ 넓이로 해양 쓰레기가 몰리면서 하나의 섬을 이룬 듯한 형태를 하고 있다. 적어도 8만 7000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포함해 약 1조 8000억개의 쓰레기 조각이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플라스틱 섬의 해양 쓰레기를 치우는 데만 20년이 족히 걸린다고 한다.

환경단체인 Ocean Conservancy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쓰레기 섬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고 있는 해양 쓰레기는 1위가 담배꽁초, 2위 페트병, 3위 페트병 뚜껑, 4위 음식포장지, 5위 비닐봉지(음식), 6위 플라스틱캡, 7위 빨대, 8위 유리병, 9위 비닐봉지(기타), 10위 일회용 그릇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해양 생물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해양 쓰레기는 1위 낚시도구, 2위 비닐봉지&플라스틱 식기류(숟가락 등), 3위 풍선, 4위 담배꽁초, 5위 병뚜껑으로 조사됐다. 해양 생물들이 쓰레기로 인해 죽은 채 발견되는 일이 많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에게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했던 플라스틱이 이제는 환경뿐 아니라 많은 해양 생물과 나아가 사람까지도 위협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을 통해 쓰레기 줄이기에 나섰다.

 

해양의 오염은 바다 생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일회용품으로 인해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해양의 오염은 바다 생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일회용품으로 인해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상 속 쓰레기 줄이기 운동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란 직역하면 ‘쓰레기가 없다’는 뜻으로 일상생활 속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는 운동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일회용 비닐이나 컵, 숟가락, 젓가락 등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이 그 대표적인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배달음식을 시킬 때 일회용 젓가락과 숟가락이 필요 없을 시에 요청한다든가, 카페에서 일회용 빨대 대신 종이 빨대 등으로 대체하는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또한 제로 웨이스트 시대에 맞물려 플라스틱의 대체 용품으로 목조 용품을 사용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제는 친환경에서 필(必)환경 시대에 이르렀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쓰레기를 줄이는 일은 이제 생존과 관련된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한국의 스타벅스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빨대는 총 1억 8000만개이다. 이를 종이 빨대로 대체한다면 126톤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점점 많은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는 매장에서 마시던 커피를 테이크아웃 하려면 돈을 지불해야 한다.

배달음식점도 1회용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제공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지난 6월 2일 국무회의에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2022년 6월부터 ‘일회용 컵 보증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일회용 컵 보증제는 소비자가 커피나 음료 등을 일회용 컵에 담아서 살 때 적용되는 제도로, 소비자가 보증금이 포함된 가격으로 구매를 한 뒤 나중에 컵을 반환하면 그 보증금 만큼의 금액을 돌려받는 제도다.

 

소프(Soap)와 넛(Nut)의 합성어로 소프넛 또는 솝베리(Soapberry)라고 불리는 천연열매를 이용해 천연세제를 만들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소프(Soap)와 넛(Nut)의 합성어로 소프넛 또는 솝베리(Soapberry)라고 불리는 천연열매를 이용해 천연세제를 만들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장바구니 사용&천연세제 만들기

생활을 편리하게 해줬던 일회용품 사용을 하루아침에 줄이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모든 것을 한번에 바꾸기 어렵다면 내가 지킬 수 있는 것 하나부터 실천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모습은 이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고 휴대할 수 있도록 부피도 작고 가볍게 나온 제품부터 디자인까지 고려한 아기자기하고 예쁜 장바구니가 구매욕을 부르기도 한다.

주방세제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천연 주방세제를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면 소프(Soap)와 넛(Nut)의 합성어로 소프넛 또는 솝베리(Soapberry)라고 불리는 천연열매를 활용한 것이다. 소프넛 열매에는 사포닌이 함유돼 있어 항염, 항균 효과가 있으며, 자연에서 생분해되는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장점을 갖고 있는 열매다.

주방세제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먼저 용기에 소프넛 열매와 찬물 또는 따뜻한 물을 넣어 흔들어 사용하거나, 냄비에 소프넛 열매를 넣고 끓여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두말 할 나위 없이 간단한 사용법으로 나 또한 환경을 지키는 환경지킴이가 될 수 있다. 이때 소프넛 열매로 만든 세제는 냉장보관하고 빠른 시간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다회용 빨대나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도 ‘제로 웨이스트’에 큰 도움이 된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지만 시작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럼 오늘부터 우리 ‘제로 웨이스트’ 1일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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