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우한서 700만명 빠져나가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1~2월 중국서 입국자 무려 60만명, 대구 1만8000여명
1월 우한에서만 6430명 입국… 대구엔 중국인 바글
20일 정은경 본부장 “코로나, 중국서 유입” 첫 인정
항체형성률, 대구 1만명당 760명 전국대비 253배 높아
대구, 7000명 아닌 18만 5000여명 감염됐을 수도
“신천지는 전수조사, 일반인은 검사 안해 몰랐던 것”
31번 확진된 2월 18일도 문 대통령 “일상생활하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코로나는 중국서 유입됐고, 봉쇄만은 피하려 만전을 기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6개월된 지난 20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처음으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유입된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봉쇄만은 피하려 애썼다며 문 열어둔 방역으로 인한 그간의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21일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대구가톨릭대병원과 경북대 의과대학 공동연구팀이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5일까지 코로나 외 병명으로 대구가톨릭대병원을 찾은 환자 103명과 보호자 95명 등 총 1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역글로블린 G(IgG) 혈청 검사 결과가 게재됐다. 그 결과 항체 형성률은 7.6%(15명)였다. 대구 인구 244만을 기준으로 할 때 확인된 7000여명이 아니라 27배인 18만 5000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었다는 통계가 나온다. 전국 평균은 0.03%, 1만명당 3명 수준으로 대구의 결과는 전국 평균보다 무려 253배나 높은 것이다.
도대체 왜 대구만 유독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이 사태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것일까? 국내 코로나 사태 전말을 정리했다.
◆1월 700만명 우한 탈출해 전 세계로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은 후베이성의 우한시에서 발생한 특이한 폐렴 사례 몇 건을 세계보건기구(WHO)에 통보했다. 당시에는 무슨 바이러스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1월 7일 WHO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신종 바이러스의 이름은 2019-nCoV로 확인됐다. 1월 11일 중국 내 첫 사망자가 보고됐다. 1월 23일 우한 항공과 철도가 중단됐다. 1월 25일 후베이성 5개 도시에 여행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1월 30일 중국 내 사망자 170명, 감염 7711명이 보고되자 WHO는 세계적인 비상상태를 선포했다. 2월 1일 사망자 259명, 확진자는 1만 1791명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중국이 발표한 숫자는 실제 감염자와 사망자의 1/10 수준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다.
지난 3월 22일 뉴욕타임즈(NYT)가 바이두와 통신사 데이터를 통해 중국인들의 움직임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월 1일 이미 17만 5000명이 우한을 떠났다. 1월 23일까지 약 700만명이 이미 우한을 떠나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갔다.
1월 20일 즈음부터 한국, 싱가포르, 서울, 방콕, 미국 등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초기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은 위 통계와도 일치한다. 이는 코로나19 해외유입 차단을 위해 1월 20일경부터는 중국발 입국금지를 했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중국의 사태가 심각해지자 1월 23일~2월 22일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76만 1833명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중국 감염원을 차단하지 않았다.
◆31번 확진된 2월 18일, 문 대통령 “일상생활 복귀하라”
2월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공포와 불안이 경제를 더 어렵게 한다”며 국민들의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일상 복귀를 당부했다.
이날 대구에서 31번 확진자가 나왔다. 신천지 총회는 확진자 1명 발표가 나자 바로 전 교회 출입금지와 예배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는 집회금지조치 이후에도 예배드리겠다고 연일 정부와 다투는 기성교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31번 이후 하루 수백명씩 신천지 대구교회 내에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대한민국 코로나 사태는 전환점을 맞았다. 한편에선 “감염원을 차단하지 않은 정부와 지자체 탓”이라는 원성이 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2월 21일 “신천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명하면서 정부와 검찰, 언론까지 “신천지를 코로나 진원지”로 몰아가는 상황이 빚어졌다.
2월 20일 청도대남병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첫 사망자도 이곳에서 나왔다. 대남병원 관련해 정은경 본부장이 “2월 15일부터 집단발열이 시작됐다”고 브리핑했지만, 이후 병동 간호사와 보호사 모두 2월 7~8일부터 집단발열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질본이 7일이나 발열시기를 늦춰 발표하면서 허위브리핑 논란이 일었고, 신천지에서 대남병원으로 코로나가 전파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지속됐다. 그러나 6월 27일 질본은 신천지와 청도대남병원 유전자가 달라 연관성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천지와 청도대남병원 집단감염으로 코로나 사태가 전환점을 맞은 가운데 2월 24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라도 중국인 입국차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정부는 “봉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통령과 여론의 ‘신천지 희생양 삼기’에 지자체장도 덩달아 나섰다. 2월 25일 이재명 경기지사는 직접 과천 신천지 총회까지 가서 신도명단을 압수했다. 3월 1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대구 코로나 창궐을 이유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살인죄’ 등으로 고발했다.
◆코로나 피해자 신천지 ‘사죄 기자회견’
3월 2일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이 확인된 신천지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흔의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정부와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 후 최대 이슈는 뜬금없는 ‘박근혜 시계’였다. 코로나19 감염과 명단제출 등 논란에 대한 신천지 측의 해명에 귀를 기울이는 언론은 없었다.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일부 언론은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했다.
3월 18일 검찰의 포렌식 조사에서 ‘감춘교인 없었다’는 결론이 났다. 신천지 명단 허위제출 논란이 일단락된 것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 감염피해자인 신천지에 대한 검찰조사 압박은 지속됐다. 박원순 전 시장은 4월 24일 유엔산하 평화단체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의 법인을 취소했다.
박찬종 변호사는 3월 5일 자신의 유튜브 ‘박찬종 TV’에서 “현 상황에서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은 실효성도 없고 의미도 없는 일”이라며 “이는 정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신천지를 희생양 삼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추미애 법무장관은 중국인의 입국을 전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언급하지 않았다”며 “추 장관 본인이 말한 것처럼 전염병에 관한 것은 과학적으로 판단을 해야지 여론조사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천지 압박이 방역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일부의 반발에도 4월 28일부터 국세청 세무조사가 5월 22일부터는 검찰조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현재까지 신천지 간부 5명이 구속됐고,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검찰조사도 이어지고 있다. 신천지 관계자는 “교회와 사무실이 모두 폐쇄된 상태에서 요구사항에 제대로 응대도 못하면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했다.
미국국제종교자유위원회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감염병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대한민국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지만 무슨 이유인지 ‘신천지 탄압이 정의’가 된 듯한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1~2월 중국서 60만명, 우한서 ‘6430명’ 입국, 누가 허락했나?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창궐하던 1월 외래 입국자는 127만 2708명이다. 이중 중국 입국자는 48만 1681명으로 전년 1월 39만 2814명보다 22.6%나 증가했다. 이중 대구공항을 통한 입국자는 1만 2004명이다. 이 기간(12월 30일~1월 22일) 우한 톈허 국제공항에서 국내로 입국한 인원은 무려 6430명이다. 우한에 그야말로 코로나가 창궐했던 시점이다.
2월 외래 입국자는 총 68만 5212명으로 이중 중국 입국자는 10만 4086명이나 됐다. 이중 대구공항 입국자는 6480명으로 집계됐다. 2월에는 후베이성 입국차단 조치로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 입국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이미 후베이성을 빠져나간 우한주민들이 다른 지역에서 한국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부는 “2월 4일부터 후베이성 입국을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협은 “우한주민들이 이미 우한을 빠져나간 상태에서 후베이성만 차단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면서 “중국 전역 입국차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감염원 차단조치는 없었다.
왜 유독 대구에만 코로나19가 창궐한 것일까?
서울경기나 부산은 대구보다 지역이 넓어 인원이 분산될 수 있는 환경인 반면 대구는 일반 관광코스와 의료관광 코스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환경적 요인을 우선 들 수 있다. 거기에 대구관광의해를 표방한 대구시가 중국의 코로나 창궐 소식이 전해진 1월에도 중국 관광객 유치를 지속한 것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실제 1월에 대규모 중국 수학여행단이 대구를 찾은 것은 물론 2월 초까지도 대구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넘쳤고, 수많은 중국관광객이 ‘마스크’도 안쓰고 대구 동성로 일대와 주요 관광지를 돌아다녀 대구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대구시민 최소 18만명 감염… 봉쇄 안 막은 책임은 누가?
지난 20일 코로나 국내 환자 발생 6개월 만에 정부가 인정한 ‘코로나 중국 유입’은 ‘신천지 대구교인이 코로나 진원지가 아니라 중국이 코로나 진원지’라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더불어 언급한 항체형성률 결과는 정부가 ‘봉쇄’를 하지 않은 동안 대구에 코로나19가 상상 이상으로 창궐했음을 암시한다. 해당 보도 이후 “신천지 대구교인이 전수조사를 받아서 많았던 것이며, 일반시민은 검사를 안해서 몰랐을 뿐”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상생활하라”던 때에 예배드리다 코로나에 감염된 신천지는 ‘코로나19 방역 방해죄’로 검찰조사와 세무조사를 받고 간부 5명이 구속수감상태다. 또 국민과 정부를 향해 사죄 기자회견을 하고 최근 완치자 500여명은 혈장공여를 마쳤다.
아무도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말하지 않았을 때 감염된 신천지가 ‘살인죄’로 고발당하고 검찰조사를 받은 것이 정의고 합법이라면, 전문가들이 “감염원을 차단하라”고 반복적으로 촉구했음에도 따르지 않고 국민을 위험에 빠트린 정부와 지자체에는 어떤 혐의가 적용돼야 마땅할까.
세상만사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누구도 원치 않은 재앙 앞에 국민을 희생양 삼은 것도 모자라 드러난 진실조차 부정한다면 억울함을 당한 국민과 역사가 되갚을 것이라 봐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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