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의 시얼샤 로넌 (사진제공: 영화사 하늘)


16세 소녀 성장 액션영화 <한나>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영화 <어톤먼트>에서 ‘키이라 나이틀리’의 강렬한 연기 외에도 기억에 남는 역할이 있었다. 바로 주인공 두 사람의 사랑을 지켜보던 여동생 역할을 맡았던 ‘시얼샤 로넌’이다.

그는 영화 <러블리 본즈>에서도 14세에 살해당한 주인공 수지 역할로 이목을 끌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영화 <한나>에서 살인병기로 돌아왔다. 시얼샤 로넌이란 그의 이름이 이 영화를 통해 비로소 각인되기 시작했다.

그는 금발머리에 푸른 눈, 거기에 모나리자 같은 신비로움을 더욱 강조하고 싶었는지 눈썹도 머리카락과 같은 금색으로 분장했다.

실제 시얼샤 로넌의 나이는 17세로 영화 속 16세인 한나와 또래다. 어린 나이에 고강도 액션을 소화해 내기가 쉽지 않았을 터. 그러나 그는 보란 듯이 완벽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외딴 설원에 고립된 채 아버지에게 최고의 암살자로 길러진 소녀의 등장은 그 시작부터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한 여자의 품에 안겨 아이처럼 울던 한나가 상대의 목을 꺾는 기습 공격을 벌인다거나, 생애 첫 키스를 앞둔 상황에서 남자의 얼굴을 민첩하게 강타하는 신은 예고편을 통해 알려져 있지만, 주인공 한나의 진면모는 액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나는 16세까지 도시문명을 전혀 경험한 것이 없다. 책이나 사전 속에 나오는 지식은 줄줄 꿰고 있는 그녀지만 형광등, TV, 전화조차 생전 처음 보는 물건이다.

자동차를 타고 창밖에서 부는 바람을 쐬는 일이나, 춤을 추고 노래하는 사람들을 보는 일 등은 그에게 너무나도 새롭고 신기한 일이다.

그는 독일어·아랍어·에스파냐어 등 각국 언어에 능통할 뿐 아니라 세계지도 속 나라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 없다. 이러한 모습은 영화 속 인물들에게 미스터리며, 관객도 한나의 이중적인 매력에 점점 빠져든다.

하지만 ‘복수를 위해 살인병기로 키워 진다’ ‘정보기관의 금지된 실험 때문에 일어난 필연적인 사건’ 등의 스토리는 영화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영화 <한나>는 헐리웃의 내로라하는 제작진이 뭉쳤다는 소문처럼 음악과 촬영 배경에 주의를 기울여 볼만하다.

▲ 최초 악역 도전 케이트 블란쳇 (사진제공: 영화사 하늘)
<블랙 스완> <나비 효과>의 사운드 트랙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던 ‘케미컬 브라더스’의 음악은 감각적인 액션 신과 함께 관객의 심장을 두드린다.

또한 영화의 배경은 주인공의 이동경로에 따라 자주 바뀌는데 핀란드 설원에서 모로코의 사막, 알프스 산맥과 대서양의 항구 도시, 독일의 유명 스튜디오 바벨스버그, 미국의 도심과 세트 등 대조적이면서도 이국적인 풍광을 선보인다.

최근 영화 <한나> 외에도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액션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액션장르의 대명사인 안젤리나 졸리나와 밀라 요보비치 외에도 가능성 있는 새로운 여배우 등장이 반갑다.

한편 악당들 설정이 개연성이 떨어져 어색한 부분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소녀를 쫓는 냉혹한 사냥꾼 케이트 블란쳇의 최초 악역 연기를 보는 것도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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