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쏙쏙] 美국방 ‘주한미군 감축 논란’ 진화에도… 여진 계속될 듯
[정치쏙쏙] 美국방 ‘주한미군 감축 논란’ 진화에도… 여진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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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 참석한 에스퍼 장관의 모습. (출처: 뉴시스)
지난 1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 참석한 에스퍼 장관의 모습. (출처: 뉴시스)

IISS 세미나서 질문에 답변

“미군, 최적화 배치 검토 계속”

美의원 “감축은 무책임한 결정”

韓 “양국방, 미군 감축 논의 안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 며칠 사이 주한미군 감축설이 미국에서 또다시 제기되는 등 파장이 커지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을 빼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일단 논란은 잦아드는 분위기다.

또한 그가 덧붙인 ‘전 세계 미군 병력 최적화 검토’라는 발언과 관련해 “감축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미 군사전략 변화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그럼에도 관련 여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인데, 이는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7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만큼 실제 압박 카드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일말의 우려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에스퍼 장관 “주한미군 빼라는 지시 없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이날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의 주한미군 감축 옵션 검토 보도가 나왔는데, 국방부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하라고 명령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라는 어떤 명령도 내린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에스퍼 장관은 “미국의 국방전략(NDS)의 핵심적인 부분은 모든 지역 전투사령부를 살펴보고 국방전략과 지역적 임무 완수를 위해 가능한 한 최적화된 배치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병력을 최적화하기 위해 모든 사령부와 전구(戰區)에서 수정 사항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는 답변도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역동적 전력 활용(dynamic force employment)과 같은 새로운 개념도 추구하고 있고, 나는 전구들에 대한 더 많은 순환 병력 배치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전략적 유연성도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은 국내외 언론이 보도한 주한미군 감축 논란을 일축하면서도 전 세계 미군 배치의 최적화를 위한 조정은 계속 검토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보인다.

감축이 아닌 ‘배치 최적화’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 표현이 안보전략으로 규정된 것은 지난 2000년 부시 행정부 시절로 해외주둔 미군을 유연하게 배치해 신속 대응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후 해외 미군기지 통폐합 등의 조치가 있었지만, 순환근무를 유지한 주한미군 숫자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물론 이번에는 중국과 러시아 견제에 초점을 둔 미국의 전체적 국방전략 실행과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가 맞물려 주한미군 감축이 압박 카드로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WSJ, 주한미군 감축 옵션 관련 보도[서울=뉴시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미군기지 앞에서 관계자가 근무를 서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의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WSJ, 주한미군 감축 옵션 관련 보도[서울=뉴시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미군기지 앞에서 관계자가 근무를 서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의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계 “주한미군 감축 반대” 여론 확산

에스퍼 장관이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진화하고 나선 데는 미국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등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민주당 소속인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전날인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주한미군 감축 검토는 미국의 이익을 버리는 것”이라며 “우리는 4년 전보다 북한의 핵무기와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미 베라 미 하원 동아태·비확산소위원회 위원장도 “의회에서 강력하고도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우리와 한국 간 파트너십은 역내 평화와 번영을 보장해줄 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를 지켜준다”면서 “(주한미군 감축은) 무책임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 역시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것”이라며 주한미군 감축 논란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의 마크 그린 하원의원은 “중국과 맞서는 데 있어 우리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에 감사해야 한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이 필요하고, 그들도 우리가 필요하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런 종류의 전략적 무능은 지미 카터(전 대통령) 수준으로 취약한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의 복리후생을 위해 미사일을 배치한 게 아니다. 우리는 미국인 보호를 위해 병력과 무기를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한국과 독일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것은 독재 정부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며 동맹국을 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주한미국 감축 문제와 관련해 “우리 측과는 논의된 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 감축과는 관련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국방부 관계자도 “오늘 정경두 장관과 에스퍼 장관의 전화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 관련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며 “회담과 맞물려 여러 억측이 나올 수 있어 이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북한 비핵화와 전작권 전환, 방위비 등 현안을 논의했으며,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해 한미연합훈련을 조율 중”이라고 알렸다.

최기일 상지대 교수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원론적인 얘기지만 주한미군 주둔은 한미동맹의 한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 견제 등 자국의 이득을 위한 성격이 짙다”면서 “방위비 등 협상카드일 뿐이지 감축을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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