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시민들이 외출을 즐기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4월 1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시민들이 외출을 즐기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 모르고 완치된 대구시민 “18만명”

1만명당 항체보유자 대구 760명, 전국 3명

대구 코로나감염률, 전국보다 253배 높아

“신천지만 전수조사, 일반인 검사안해 몰랐던것”

 

정은경, 코로나19 시작 중국 유입 첫 인정

“중국 안막는 동안, 무증상자 통해 반복전파”

네티즌들 “정부가 특정단체에 책임 떠넘겨”

“중국수학여행단‧관광객 마스크도 안쓰고 다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부가 ‘문 열어놓고’ 방역한 탓에 대구시민들은 물론 특정종교단체까지 대규모 집단감염을 일으켜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대구 시민들만 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를 조사해 봤더니 정부가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에 비해 253배나 높은 수치가 나왔다. 자신도 모르게 감염됐다가 완치된 환자가 생각보다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1일 방역당국, 대구시 등에 따르면 당국이 최근 전국적으로 3055명에 대한 코로나19 항체 검사를 한 결과 단 1명에게서만 항체가 확인됐다. 항체 보유자는 전체의 0.03%인 셈이다. 이를 통해 방역망에 걸리지 않고 감염됐다가 완치된 사람이 전국적으로 극히 소수라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그러나 대구 시민들만 따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1000명 중 76명꼴이었다. 비율로 따지면 7.6%에 달했다. 이를 정부가 전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인 0.03%와 비교하면 253배나 높은 수치다. 이는 대구시민 상당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방역망에 걸리지 않았고 스스로 완치됐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조사는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병으로 대구 가톨릭대학병원을 찾았던 환자와 가족 19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가운데 15명(7.6%)의 몸에서 항체가 발견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구에서 예상보다 많은 환자가 발생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7.6%라는 항체 검출자 비율을 대구 전체 인구수 244만명에 대입해 보면 최소 18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모르고 완치됐을 수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방역망에 걸려 실제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시민은 6800명이다. 이 인원과 비교하더라도 18만명이라는 수는 27배나 높은 수치다. 이는 그만큼 곳곳에 숨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뿌리는 중국에 두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애써 ‘봉쇄’를 피하려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 코로나19 확산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1월 23~28일 춘절 연휴를 맞아 부산과 대구 관광에 나서 대구 이월드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 중국 관광객들은 대구와 부산 곳곳을 누비며 다녔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출처: 유튜브 해당영상 화면캡처)  ⓒ천지일보 2020.3.23
1월 23~28일 춘절 연휴를 맞아 부산과 대구 관광에 나서 대구 이월드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 중국 관광객들은 대구와 부산 곳곳을 누비며 다녔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출처: 유튜브 해당영상 화면캡처) ⓒ천지일보 2020.3.23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유입됐음을 인정했고 ‘봉쇄’만은 피하려고 만전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시작은 아무래도 중국에서 유입됐고 그 유입이 무증상·경증 환자를 통해 지역사회에 어느 정도 전파됐고, 그 중 한명이 무증상이니까 모르고 반복 노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이 국내 코로나19 유행 시작을 중국으로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본부장은 “봉쇄를 하지 않으려면 환자 역학조사나 접촉자 조사를 열심히 해야하는데 그것은 인력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노력”이라며 “그만큼의 공무원의 행정력과 속도를 따라잡아야 한다. 3일 안에 접촉자를 격리시키지 않으면 N차 전파를 만들고 그것이 방역망에서 벗어나면 그 다음(전파)으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오는 해외유입자들을 처음부터 제대로 거를 수도 없었으면서 막지도 않았고, 무증상자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코로나19의 특성을 조기에 인정하지 않아 대구·경북의 대규모 집단 감염을 야기시켰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한 네티즌은 “신천지는 (코로나19) 전수조사를 해서 확진자가 많은 것이고 일반시민은 검사를 안 해서 모르고 지나간 사람이 많다는 것 아니냐”며 “무증상으로 넘어간 사람들이 있는데 특정집단에 책임을 떠넘기는 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한 네티즌은 “올해 연초에 대구에서 중국 단체 수학여행단과 관광객들이 무더기 들어와서 마스크도 안쓰고 쇼핑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여러개 사진을 언론매체를 통해 봤다”며 “특정종교단체에 뒤집어 씌우고 책임회피 하느라 머리쓰고 진땀흘리며 권력으로 이득삼고자하는 위정자들이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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