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천지일보 2020.7.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천지일보 2020.7.10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에 판도 변화

이재명, 대법원서 무죄 취지 판결 관심

관건은 ‘친문세력’ ‘박원순계’ 선택될 듯

추미애, 페이스북에 부동산 정책 소신 밝혀

진중권 “서울시장‧대선 바라보고 발언한 듯”

추미애 결정에 따라 여권 대선 요동칠 전망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차기 대권 주자였던 박원순 전(前) 서울시장의 급작스러운 사망, 지사직이 위태롭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판결. 이 두 사건으로 인해 여권 차기 대권주자의 판도에 변동이 일고 있다.

18일 정계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도 나올 정도로 꾸준히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된 박 전 시장의 사망사건에 이어 최근 이 지사의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여권 내 새로운 대권 구도를 만들고 있다. 이낙연 의원과 이 지사의 ‘2강’ 구도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시장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기동민·박홍근 의원 등 ‘박원순계’ 의원을 폭넓게 확보한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였다. 이번 4월 총선에서 서울시청의 정무직을 거친 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의원으로 선출되면서 민주당 내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판도가 달라졌다. 이는 전체적인 여권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교통방송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3~15일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2.5%포인트) 내인 4.3%포인트로 감소했다.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은 35.4%, 통합당은 31.1%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이 지사의 경우엔 지난 16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취지의 원심 파기환송 판결을 받으면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의 지위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기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돋보이는 지지율을 보이기도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월말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월말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8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7일 실시한 정기여론조사에 따르면, 범여권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은 이낙연 의원 28.8%, 이재명 지사 20.0%, 김부겸 전 장관 3.3%, 박원순 전 서울시장 2.6%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 의원과 이 지사의 지지율 차이가 8.8%포인트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이낙연 의원과 관련해선 민주당 내 공감대가 ‘친낙 대 반낙’으로 갈리고 있다. 일명 ‘이낙연 대세론’에 참여하지 않는 의원들이 반낙에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과 이 지사의 양대 구도로 대권 흐름이 진행될 경우 관건은 친문 세력과 박원순계 의원들이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에 달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지사가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긴 했으나 박원순계 의원이 모두 이 지사 측으로 이동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친문 세력의 경우 4월 총선 이후로 전당대회 국면까지도 여권 내 상황을 묵묵히 관망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들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권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김경수 경남지사도 재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정계에선 김 지사에 대한 언급도 나오고 있다. 김 지사가 재판에서 무죄를 받을 경우 그 또한 대권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 판결 여부에 따라 여권의 대선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5선 여성 국회의원 출신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대선 레이스 참여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해선 안된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린벨트 일부 해제를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려는 정부 당국의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셈이다.

추 장관은 5선 의원에 민주당 대표까지 지낸 ‘관록의 정치인’이지만 법무부 수장이 부동산 문제에까지 적극 입장을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전 시장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출마나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추 장관의 발언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는 서울시장 나올 모양이네, 아니면 대권?”이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미래통합당 후보로 4.15 총선에서 송파병에 출마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젠 서울 부동산 정책까지 훈수하나”며 “법무장관 최대중점 과제인 윤석열 찍어내기 위해 온갖 우여곡절 끝에 기자 구속 성공시켰으니, 한시름 놓으신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마 숙제 끝났다고 법무장관 말고 국토부 장관으로 다시 가실 리는 없고, 서울시장 선거 염두에 두신 거 같습니다만”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권에서는 추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등이 ‘여성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추 장관의 선택에 따라 여권의 차기 대선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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