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기자 출신인 변상욱 앵커는 지난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집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던 백경훈 청사진 대표를 향해 “반듯한 아버지를 뒀다면 수꼴(수구꼴통)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라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내부에서도 하차 요구가 있었지만, 현재  YTN 저녁 뉴스의 진행을 맡고 있다. ⓒ천지일보 2020.3.31
CBS 기자 출신인 변상욱 앵커는 지난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집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던 백경훈 청사진 대표를 향해 “반듯한 아버지를 뒀다면 수꼴(수구꼴통)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라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내부에서도 하차 요구가 있었지만, 현재 YTN 저녁 뉴스의 진행을 맡고 있다. ⓒ천지일보 2020.3.31

변상욱, 조국 전 장관 반대집회자에 “수꼴” 논란

노영희, 고 백선엽 장군 비난 후 프로그램 하차

이동형, 박원순 고소인에 “숨어서 뭐하는 짓인가”

YTN, 도덕성‧객관성 상실 친여인사 진행 잦은 논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진보성향 친문인사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 온 국민이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 도덕성을 최고의 가치로 부르짖는 시민단체‧운동권이 주가 된 친여인사들이 집권하면 적어도 ‘인권’ 문제와 ‘도덕성’ 만큼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 여겼다. 또 친페미니즘을 표방했던 만큼 여성들이 겪는 성추행 문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까지 친문 지자체장이 모두 ‘성추행’ 논란을 일으키면서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은 나락으로 떨어진 모양새다.

“더듬어 만진당”이라는 세간의 조롱을 그냥 넘기기엔 언급된 여권 인사들의 행적이 너무나 이중적이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자칭 ‘여성 인권 변호사’로 ‘성희롱은 범죄’라는 것을 처음 국내에 알렸기에 충격과 배신감이 더하다.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진행자 이동형 작가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동형TV'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진행자 이동형 작가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동형TV'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여기에 친여색깔 짙은 YTN 앵커들의 연이은 막말은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15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진행자 이동형 작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동형TV' 라이브 방송에서 “피고소인은 인생이 끝이 났는데 숨어서 뭐 하는 짓인가” “4년씩 어떻게 참았는지도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이게 이상한가”라며 박원순 고소인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해당 방송이후 “‘피해자의 목소리가 증거’라던 진보는 다 어디갔냐”는 비난과 함께 하차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씨는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10호 영입인사와의 토크 콘서트 진행을 맡기도 했던 대표적 친여인사로 그간 성적 발언, 욕설 등으로 수차 자질논란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공영방송 성격이 짙은 YTN의 진행을 맡아왔다.

앞서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을 진행하던 노영희 변호사는 고 백선엽 장군에 대해 “6.25 때 우리 민족(북한)에 총을 쏜 분”이라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15일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고상하고 고결한 입에서 쌍욕이 튀어나오려고 한다”며 두 사람의 막말을 비판했다.

YTN 앵커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YTN 변상욱 앵커는 지난해 수꼴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CBS 기자 출신인 변상욱 앵커는 지난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집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던 백경훈 청사진 대표를 향해 “반듯한 아버지를 뒀다면 수꼴(수구꼴통)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라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일자 변 앵커는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진영논리에 갇혀 청년들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수꼴 등 경솔한 표현 역시 아프게 반성하고 있다. 제 글로 마음을 다친 당사자 및 관련된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당시 YTN 내부에서도 변상욱 앵커 하차 요구가 있었지만 현재 변상욱 앵커는 평일 저녁 뉴스 앵커로 버젓이 활동 중이다.

최근 고 백선엽 장군 관련 막말 논란으로 하차한 전 YTN 라디오 프로그램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진행자 노영희 변호사. (출처: 뉴시스)
최근 고 백선엽 장군 관련 막말 논란으로 하차한 전 YTN 라디오 프로그램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진행자 노영희 변호사. (출처: 뉴시스)

YTN은 지배구조상 공적자금이 상당부분 투입돼 공영방송 성격이 짙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이 기본적인 도덕성과 균형, 합리성마저 잃은 인물을 진행자로 내세운다는 것은 특정 집단을 위한 편파방송을 노골화하는 것이며 일반 시청자를 무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정의연 논란 당시 진중권 교수는 언론의 행태를 이렇게 꼬집었다. “언제부터인가 다들 이상해졌다. 과거에도 어느 정도 편파성은 있었지만, 요즘은 단체든, 매체든 무슨 충성경쟁을 하듯이 아주 노골적으로 당파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수고를 기리기 위해 ‘민주어용상’을 제정하는 게 어떨까요? 연말에 아카데미상 시상하듯이 후보들 추천받고, 투표에 의해 수상자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트로피도 만들죠. 효자손 모양으로. 각하 가려운 데 긁어드리라는 뜻에서”라고 했다.

문재인 정권이후 언론의 노골적 충성경쟁이 심화됐다는 것은 이성을 가진 국민이면 다 알고 느끼는 바다. 공중파 종편 가릴 것 없이 모든 방송에서 여권을 맹비난하는 패널은 찾아보기 어렵고, 여권 찬양 일색의 패널과 진행자들만 보이니 개탄스러울 지경이다.

언론이 바로 서면 나라가 바로 선다. 고로 언론이 바로 서지 못하면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 공영방송부터 정권의 하수인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가장 심각한 피해자는 국민이다. 국민의 알 권리를 묵살하고 정부와 언론이 ‘한패’가 돼버린 작금의 현실을 보며 갖는 우려가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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