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모두 본입찰 참여

24일 우선협상대상자 결정

SKT vs KT 경쟁, 관전포인트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예상을 깨고 현대HCN 인수·합병(M&A) 본입찰에 통신 3사가 모두 뛰어들었다. 입찰가격 조율이라는 큰 과제가 남아있지만 빅3를 모두 참여시켰다는 점에서 흥행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향후 관심사는 누가, 얼마에 현대HCN을 품느냐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시장의 2차개편의 구도가 정해지고 딜라이브와 CMB의 인수전 흥행수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2시 마감된 현대HCN 본입찰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도전장을 냈다. 앞서 8000억원대에 CJ헬로비전을 사들였던 LG유플러스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을 깨고 본입찰에 합류했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로 인수전에 나섰다. 현대HCN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3.95%다. 매물로 나온 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낮지만 유료방송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이 인수하는 경우가 향후 인수전이나 유료방송 시장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우선 SKT가 인수에 성공하면 유료방송시장 2위가 바뀐다. SKT 계열이 점유율 28.12%로 LG유플러스 군단(24.91%)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선다. 2위 변동뿐 아니라 LG유플러스가 점유율 방어를 위해 향후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도 키우게 되는 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KT까지 움직일 수 있다. 이 점유율 자체만으로는 1위와의 격차는 크다. 현재 KT 계열은 31.52%(KT 21.96%, KT스카이라이프 9.56%)로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HCN 인수에 성공한 SKT가 남아 있는 딜라이브나 CMB 중 한곳이라도 더 가져간다면 완전한 역전이 가능하다. 때문에 향후 인수전에 KT를 적극 참여시킬 원동력도 될 수 있다.

사실상 현대HCN 인수전이 KT와 SKT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KT 입장에서는 덩치가 작은 현대HCN을 인수하는 게 1위를 뺏기는 초유의 사태를 가장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방법이다. SKT 역시 현대HCN를 인수하는게 가장 적은 비용으로 2위 탈환과 규모의 경쟁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입찰자들이 원하는 가격은 4000~5000억원대 초반이다. 하지만 현대HCN 측의 희망가격은 이보다 1000억원가량이 많은 6000억원대다. 앞서 높은 몸값 때문에 SK텔레콤과 딜이 무산된 후 현대HCN은 매각가격을 낮추기 위해 물적분할을 진행 중이다. 현대퓨쳐넷(존속법인)과 현대HCN(신설법인)으로 분할하고 현대퓨처넷이 신설회사인 현대HCN의 100% 주식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현대HCN이 보유 중인 현금 3600억원 중 3400억원을 현대퓨처넷에 귀속시켜 매각가를 더 낮출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입찰자들의 희망가보다는 가격이 높다. 하지만 현대HCN의 사업영역과 낮은 부채비율이 매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HCN 방송권역은 서울시 관악구, 서초구, 동작구를 포함하고 있다. 또 대구시(북구)와 부산(동래구, 연제구), 포항시, 구미시 등 지방 대도시를 품고 있다. KT도 이런 점을 매력적으로 평가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본입찰 마감날 열린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 긴급간담회 자리에서 “도심은 영업하기 어려운데 현대HCN 가입자는 도심에 집중돼 있어 영업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부채비율은 18%에 불과하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딜라이브(192.1%), CMB(41.1%)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24일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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