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보유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왼쪽)과 니미츠 항공모함(오른쪽)이 지난 6일 남중국해 해역을 나란히 순항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해군이 보유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왼쪽)과 니미츠 항공모함(오른쪽)이 지난 6일 남중국해 해역을 나란히 순항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완전히 불법”이라고 첫 공개선언을 한 것도 팽팽한 신경전의 한 단면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거의 모든 지역인 130만 평방 마일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여러 섬에 군사 요새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남중국해의 특정 섬과 해역에 대해서는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대만을 포함한 여러 나라와 주, 섬들도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이들 나라가 남중국해에서 어업이나 광물 탐사 등의 활동을 방해해왔다.

그간 미국은 중국과 무역 갈등을 벌이기는 했으나 남중국해에 대해서는 운항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만 했을 뿐 특정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

그러는 동안 중국 해안 경비선은 지난 4월 베트남 어선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로 접근하자 충돌해 침몰시켰으며, 보르네오 해안에서 말레이시아의 원유 탐사 계획도 저지했다. 그러자 미국은 호주와 합동으로 인근 지역에 군함을 파견해 중국을 견제했다.

이후 미국이 스프래틀리 제도(난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베트남명 쯔엉사군도)와 시사군도에 항공모함 두 척을 파견하고, 병력을 늘리면서 갈등은 더욱 고조돼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같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공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데는 핵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요새로 여기는 동시에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계획의 해상 실크로드 관문이기 때문이라고 영국 BBC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012년부터 시사 군도를 관할하는 산샤시 인민정부를 설립하는 등 주민 이주도 추진 중이다. 지난 2018년 4월에는 200t에 달하는 거석을 난사군도의 가장 큰 3개의 기지에 세워 영유권 주장을 강화했다. 거석은 수천 년 깨지지 않고 이어온 중국 문명을 상징하는 태산에서 채취한 것으로서 남중국해를 차지하려는 중국의 계획이 2단계로 접어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이 인공섬을 파괴할 수도 있으나 이 경우엔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양대 강국이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무력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협동혁신센터 주펑 남중국학 연구소장은 블룸버그 통신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남중국해 문제를 끝장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찾고 있다”며 “중국이 대선에 중국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대중 정책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정용니안 동아시아 연구소장은 “미국과 중국은 이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갈등을 벌이거나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그러나 정상 간에 대화를 통한 해결이 실패할 경우 통제 불능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