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가 벌어진 인천 서구 일대에서 이번에는 수돗물에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돼 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0.7.14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가 벌어진 인천 서구 일대에서 이번에는 수돗물에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돼 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수돗물 속 유충 깔따구류 일종 확인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해 5월 붉은 수돗물 사태로 피해를 본 인천 서구지역 수돗물에서 또다시 벌레 유충이 나와 주민불안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서구 지역의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됨에 따라 14일 오후 관계기관과의 긴급 회의를 열고 현재까지 조치된 사항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수돗물 속에 벌레유충이 발생했다는 민원은 금일 12시까지 총 23건의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민원 접수 즉시 현장 점검반을 구성·현장을 점검했다.

시와 관계기관은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현재 유충이 발생한 지역의 계량기 전 직수관을 24시간 집중 모니터링 및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수돗물 공급과정 전반에 걸쳐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

시는 국립생물자원관에 의뢰해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견된 유충과 가정에서 발견된 유충의 DNA 일치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수자원공사와 함께 배수지 내시경 조사를 통해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기 위한 다양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재발방지를 위해 활성탄 여과지를 활용한 고도정수처리공정을 표준공정으로 전환, 활성탄 여과지 사용을 중단하는 한편, 여과지 세척 주기를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단축하고 중염소를 추가 투입하는 등 긴급조치를 시행했다.

또한 유충 발생 지역의 수돗물 방류작업을 실시해 기존 수돗물을 교체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으로 확인됐으며, 국립생물자원관 김왕규 박사는 “국내에 알려진 깔따구류가 유해하다고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는 안전을 위해 왕길동, 당하동, 원당동, 마전동 약 3만6000 세대에 대해 직접 음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시는 주민들에게 미추홀참물은 물론 수자원공사를 통해 식용수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며,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명확하게 확인될 때까지 생수 등을 사용해 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서구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이 상황을 공유하는 등 초동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박남춘 시장은 관계 전문가들과 함께 신속하게 원인을 밝히고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드릴 것을 당부하고 “시민 여러분께서는 유충이 발생되는 경우 신속하게 신고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인천시 서구는 지난해 5월 붉은 수돗물이 처음 발생해 큰 피해를 본 지역이다. 당시 붉은 수돗물은 수계 전환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을 무리하게 높이다가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각 가정에 흘러들었다.

당시 서구 공촌정수장의 관할 급수구역에 포함된 26만1000세대, 63만5000명이 붉은 수돗물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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