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부동산 정책 불신 ‘최고조’… 불안 심리 잠재울까?
[경제칼럼] 부동산 정책 불신 ‘최고조’… 불안 심리 잠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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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없다고 한다. 특히 부동산 문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3명 중 2명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실패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20여차례에 걸친 대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이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신을 표명하고 있다.

불신의 이유도 다양하다. 무주택 서민과 30대는 이번 생애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어느새 9억원을 훌쩍 넘어버렸다. 보통 월급 400만원인 직장인이 한 푼도 안 쓰고 20년 이상 모아야 서울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사실상 정상적인 방법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의미다. 1주택자는 새 집으로 갈아타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다. 애들이 커서 집 평수를 늘려가는 실수요자지만 취득세부터 청약, 금융 제재까지 칸칸이 높은 장애물이 놓여있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는 정부의 요청에 의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임대료 상한선을 지키면서 세금 꼬박꼬박 잘 내왔는데, 한 순간에 투기꾼으로 전략해 버렸다. 이제는 임대사업자로 누렸던 혜택을 없앨 뿐 아니라 징벌적 세금 고지서가 예고돼 있어서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다. 정부 고위 관료들은 이구동성으로 다들 강남 살 필요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들은 똘똘한 한 채로 강남을 선택했다. 그 당시에 부모찬스로 혹은 대출 받고 강남에 집 산 친구들은 이제는 건물주가 돼버렸다. 젊은이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집 한 채 때문에 자산양극화가 더 심화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이 이런 자산 양극화를 경험하면서 노동가치보다는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한탕하려는 자산가치를 더 중요시 여기는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스럽다.

이번 7.10 부동산 안정 보완대책의 핵심은 징벌적 세금으로 다주택자와 단기매매자를 근절하겠다는 데 있다. 집을 살 때 거래세부터, 보유하면 종합부동산세로, 딸 때는 양도소득세를 높여, 이른바 부동산 3가지 세금을 2배에서 최고 4배까지 올려서 다주택자가 새로 집을 사서 남는 게 없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반면에 젊은층,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에게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대출 요건도 낮추고 세금까지 일부 깎아 주기로 했다.

특히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의 대폭 인상이다. 종합부동산세율은 현행 3.2%에서 최고 6.0%로 두 배 가까이 오른다. 다주택자와 단기 보유자가 집을 팔 때 물게 되는 양도소득세율도 대폭 오른다. 보유 기간 1년 미만 주택의 양도세율은 현행 40%에서 70%로 올리고 2년 미만 주택은 60%로 인상된다. 주택 구입할 때 내는 취득세도 현재 주택가격에 따라 1~3%인 세율을 2주택 구입 시에는 8%를 적용하고 3주택과 법인은 12%로 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이달 임시국회를 통해 관련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세금 납부기준일이 6월 1일이기 때문에 내년 5월 말까지 정부는 다주택자들에게 주택을 팔도록 퇴로를 열어주었다.

이제 다주택자들의 선택지는 3가지다. 정부 의도대로 세금이 무서워 기한 내 주택을 파는 경우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아니면 사전에 자녀나 가족에게 증여하거나 버티기로 일관하는 경우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증여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도 이처럼 다주택자들이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증여 받은 부동산에 취득세를 현행보다 두 배 이상 인상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세수 강화는 가장 강력한 투기 억제 수단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보유세 강화 방향성은 맞지만 문제는 버티기다.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경우다. 실제로 서울 전셋값은 주간기준 54주 연속 상승했다. 전세 공급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이 임대차 3법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부동산 관련 세수를 대폭 인상하면서 전월세 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학군 수요가 많은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물건이 사라지고 대기 예약자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불안은 복합적이다. 투기수요 이외에도 저금리와 실수요자들의 불안심리 등이 맞물려 있다. 세제 강화만으로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쉽지 않는 이유다. 수십 차례 걸친 대책으로 내성이 생긴데다 정부 대책의 효과는 점점 퇴색되고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타이밍은 짧아지고 있다. 그나마 서울 등 실수요가 많은 지역의 공급 확대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테스크포스팀이 꾸려진다니 30대 젊은층의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공급방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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