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수소경제’를 놓고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소경제는 이제 친환경 사업을 넘어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서 주목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KPMG는 2040년이면 세계 자동차 4대 중 1대가 수소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수소경제는 수소전기차는 물론, 수소의 생성·저장·인프라·이용에 이르는 모든 밸류체인을 포괄한다. 2050년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2조 5000억 달러에 달하고 300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흐름은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7월 8일 유럽연합(EU)은 ‘EU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20억 유로 규모의 EU 수소경제 시장을 2030년까지 1400억 유로로 육성키 위해 ‘수소연합’을 창설하고 국제수소시장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럽 국가 중에는 독일이 가장 앞선다. ‘2050년 온실가스 배출 제로(0)’를 목표로 지난달 ‘국가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90억 유로를 투입하고, 수소 생산능력도 지금의 400배 규모인 10기가와트로 늘릴 계획이다. 노르웨이 정부도 그린수소 생산 확대 등을 담은 국가수소전략을 공개했다.

미국·호주·일본 등도 수소경제를 적극 추진 중이다. 미국은 2030년까지 수소차 120만대, 물류차량 30만대, 충전소 5800개 확보 등을 목표로 내세워 수소 모빌리티 산업에 힘쓰고 있다. 호주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활용해 글로벌 수소 수출국 위치를 선점하고 ‘공급자’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2014년 6월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을 수립했고 2016년에 이어 지난해 3월까지 총 3차례 로드맵을 발표했다. 2030년 수소차 80만대, 수소충전소 900개 보급은 물론 가정용 연료전지 530만대를 공급해 한층 생활에 밀착한 수소경제를 구현하는 게 목표다. 일본에선 일반 가정에도 수소를 이용한 전력과 온수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보급 중이다.

우리정부도 지난해 1월 수소경제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해 전 세계 판매량의 55.3%인 4194대의 수소차를 판매해 경쟁국을 제치고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수소경제 핵심 인프라인 충전소는 2018년 14기에서 2019년 34기로 20기 늘었다. 지난 2월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안전관리법을 제정해 체계적인 수소전략 추진 기반을 쌓았다. 또한 지난 7월 1일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를 개최해 2040년까지 수소 전문 기업 1000개사를 육성하기로 의결했다. 수소모빌리티·연료전지·액화수소·수소충전소·수전해 등 5대 분야에 ‘수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660기를 확충하고, 3기 신도시 중 두 곳을 수소 도시로 추가 조성한다.

현대차는 최근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400㎞, 수소 충전 시간은 약 8~20분이 소요된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40대를 추가로 수출하고 2025년까지 총 1600대를 공급한다. 대형트럭의 양산체제를 갖춘 것은 현대차가 세계 최초다.  현대차는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공급지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는 수소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력, 산업 기반 면에서 경쟁우위가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전기차 기술과 발전용 기반을 보유하고 있고 연료전지시스템 부품의 99% 국산화 등이 우리나라 강점이다. 그러나 우리가 수소경제에서 ‘패스트 폴로어’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 시장을 주도하려면 더욱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수소 산업생태계 중 활용 분야에 집중된 것을 생산과 저장 운송 등 인프라 분야까지 기술개발 하고 국제표준 선점을 위한 산·학·연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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