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흐메트 누리 에르소이(왼쪽) 터키 문화관광부 장관과 관리들이 11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관광 명소 성 소피아 박물관을 방문하고 있다. 터키 고등법원이 10일 소피아 박물관에 대해 박물관 지위를 박탈하는 판결을 내리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바로 성 소피아를 모스크로 개조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써 성 소피아는 대성당-모스크-박물관을 거쳐 다시 모스크로 지위가 바뀌게 된다. (출처: AP/뉴시스)
메흐메트 누리 에르소이(왼쪽) 터키 문화관광부 장관과 관리들이 11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관광 명소 성 소피아 박물관을 방문하고 있다. 터키 고등법원이 10일 소피아 박물관에 대해 박물관 지위를 박탈하는 판결을 내리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바로 성 소피아를 모스크로 개조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써 성 소피아는 대성당-모스크-박물관을 거쳐 다시 모스크로 지위가 바뀌게 된다. (출처: AP/뉴시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터키가 관광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성소피아박물관을 85년 만에 다시 ‘모스크(이슬람사원)’로 전환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한 유감을 표했다.

12일 바티칸뉴스와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주간 미사에서 “(모스크로 바뀐) 아야소피아를 생각하면 매우 슬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아야소피아의 박물관 지위를 박탈하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 고대 건축물을 다시 한 번 모스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터키의 이번 결정은 국경과 세대를 초월하는 중요한 장소로서 보편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구심을 일으키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정교회 등은 유감과 반대의 뜻을 밝혔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 같은 결정을 번복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스탄불에 본부를 둔 세계정교회의 정신적 지도자 바르톨로뮤 총대주교도 강한 실망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12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야소피아 용도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는 다른 국가가 아닌 터키”라면서 “이는(아야소피아 용도 전환) 터키 내정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등의 비판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 상징적인 건축물을 1934년 모스크에서 박물관으로 바꾼 것은 터키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면서 “다른 국가는 터키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아야소피아는 537년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에 최초 건립할 당시 그리스정교의 예배당이었다. 그러나 1453년 오스만투르크제국이 이 도시를 차지하면서 모스크로 모습을 바꿨다.

이에 1935년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종교 간 분쟁을 지양하며, 인류 평화를 위해 아야소피아에 박물관 지위를 부여하고 내부에서 일체 종교행위를 금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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