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장(葬)·성추행 의혹 논란 ‘활활’… 둘로 쪼개진 ‘민심’
서울특별시장(葬)·성추행 의혹 논란 ‘활활’… 둘로 쪼개진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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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0.7.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0.7.10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지 이틀이 지났다. 장례식장을 비롯한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분향소엔 그를 추모하며 슬퍼하는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박 시장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진행되는 장례방식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만큼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서울시, 여당 등이 나서 적극적으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이미 “죽음으로서 모든 것을 답했다”는 반응과 함께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특별시장 반대… 성추행 의혹부터 규명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0일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박원순씨가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며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언론에서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청원은 올라온 당일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참여자가 빠르게 늘면서 11일 40만을 넘어선 상태다.

여성시민단체들도 서울특별시장에 반대하고 나섰다. 여성단체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과거를 기억할 수 없는 사람은 그 잘못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과거 박 전 시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성추행 의혹에 대한 서울시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피) ⓒ천지일보 2020.7.11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피) ⓒ천지일보 2020.7.11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서울시의 5일간 대대적인 서울특별시장과 시민분향소 설치를 반대한다”며 “피해자가 말할 수 있는 시간과 사회가 이것을 들어야 하는 책임을 사라지게 하는 흐름에 반대한다. 피해자를 비난하고 책망하고 피해자를 찾아내는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 단체는 “박 전 시장은 과거를 기억하고 진실에 직면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길에 무수히 참여해왔다. 그러나 본인은 그 길을 닫는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 등에서도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10일 한 트위터에 올라온 “박 시장 죽음 애도는 할 수 있어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 한 마디는 할 수 없는 게 180석이라는 권력이겠죠? 라는 글은 2100번 이상 공유됐다.

‘#박원순시장의서울시5일장을반대합니다’ ‘#박원순 시장 고발한 피해자와 연대합니다’ 해시태그 운동도 일고 있다. 해쉬태그와 함께 “권력에 기댄 성추행은 중대한 문제이며 꼭 이대로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불명예를 불명예로서 공인하는 것도 국가의 의무” 등 서울특별시장을 반대하는 글이 쏟아졌다. 

이러한 여론에 정계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정의당 류호정 의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박 시장을 조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예의 지켜야… 죽음으로 답했다

반면 박 시장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전날 박시장 조문을 마치고 나온 뒤 ‘당 차원에서 고인의 의혹을 대응할지’ 묻는 기자의 말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 최소한 가릴 게 있다”고 호통을 쳤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10

이날 오전 장례식을 찾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박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전직 비서에게 고소 당한 사실과 관련해선 “죽음으로서 모든 것을 답했다고 본다. 그래서 조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박 시장을 고발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청 소속 전 비서를 향한 도 넘은 신상털기와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

SNS상에서 A씨로 유추되는 사진을 찾고 2차가해를 하는 등 악의적인 글들을 올리고 있다. 이에 경찰은 “온라인 상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포해 사건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위해를 고지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박 시장의 사망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글도 무분별하게 돌고 있다.

특히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박 시장 사망 추정 장소인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숙정문 일대를 걸어 다니며 고인을 모욕하는 듯한 생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됐다. 가세연 진행자 중 한명이 “기사를 보니 목을 맬 때 넥타이를 이용했다(고 하더라)”고 하자 또 다른 진행자가 “넥타이라면 에르메스 넥타이를 매셨겠다”며 사실상 조롱했고 함께 있던 일행들이 폭소를 터뜨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됐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0일 실종 신고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인 안치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유언장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0일 실종 신고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인 안치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유언장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10

이와 관련해 박 시장 측근은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 시장의 측근인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세연이 사자명예 훼손을 넘어 국가원수까지 모독한 유튜브 생방송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어제(10일) 박 시장에 대해 온라인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의원은 “경찰 방침은 유족의 간절한 뜻이자 바람과 일치한다”면서 “온라인상에서 확대재생산되는 악의적 추측성 게시물로 인해 고인 명예 훼손될 뿐 아니라 유족 고통이 더 극심해지고 있다는 점 헤아려 이런 행위 멈춰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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