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이틀째 추모발길 이어져
서울시, 시민 대상 분향소 설치
서울특별시장 반대 여론 ‘활활’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넌 고(故) 박원순 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11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의 아들 박주신씨는 해외 체류 중 상주로 빈소를 지키기 위해 급히 귀국 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입국한 후 즉시 인천공항에 마련된 별도 검역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음성 판정이 나와야 바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해외입국자의 경우 국내 입국시 2주간 자가격리가 필요하지만 직계존비속 장례식에 참여하는 경우엔 면제가 가능하다.
현재 빈소는 박원순계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상주 역할을 하며 빈소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시장의 빈소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염수정 추기경,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1부시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 찾았다.
평소 박 시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날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너무 놀랐다”며 “앞으로 할 일도 많은데, 꼭 이러시지 않아도 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최 교수는 “죽음으로서 모든 것을 답했다고 본다”며 “그래서 조문했다”고 덧붙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도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염 추기경은 “박 시장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참 안타깝다”며 “유족에게 위로하고 고인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과의 인연을 추억하며 “서울시 시장님으로 서울시를 돌보니까 서울시가 잘되도록 서로 기도하고 또 같이 도왔다”고 덧붙였다.
현재 장례식장은 박 시장의 지인이나 가족들의 조문만 허용하고 있다. 취재진이나 일반 시민의 조문은 금지된 상태다.
이를 대신해 서울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시청 앞에 분향소를 마련, 일반 시민들도 조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서울시가 홈페이지에 전날 개설한 ‘온라인 분향소’에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까지 19시간 동안 14만여명이 클릭으로 애도를 표현했다.
다만 박 시장의 분향소 운영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은 11일 기준 4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청원글에 “박원순씨가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며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언론에서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시장의 딸은 지난 9일 오후 5시 17분경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결국 박 시장은 실종신고 7시간 만인 10일 0시께 서울 종로구 삼청동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부근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