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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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솜 기자] 결핵 백신이 널리 사용된 나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률이 더 낮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NIAID)의 연구진은 전 세계의 코로나19 사망률과 일명 불주사로 불리는 BCG 결핵 백신 접종의 관련성에 대한 예비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었다.

연구진은 브라질의 페르남부코,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와 멕시코의 멕시코시티를 포함한 일부 라틴 아메리카 지역이 미국 뉴욕, 일리노이, 루이지애나, 플로리다와 같은 미국의 주들보다 사망률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캐롤리나 바릴라스 머리는 “중남미의 이 지역들이 북미의 주들보다 인구 밀도가 훨신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이 같은 결과를 볼 수 있었는데, 독일 통일 전 서독에 해당하는 지역의 코로나19 사망률이 옛 동독 지역보다 2.9배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률이 핀란드보다 4배나 높았다.

연구에 따르면 사망률이 낮은 곳은 연령 분포, 소득, 의료 접근성 등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모두 결핵 예방 접종 프로그램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통일 전 동독과 서독은 각각 BCG 예방접종에 대한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옛 동독은 서독보다 10년 일찍 소아 결핵 백신 접종을 실시했는데, 이는 현재 동독 지역의 노인들이 결핵 백신을 더 많이 맞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결핵 백신 보급률이 10% 증가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0%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앞서 코로나19와 결핵 백신의 연관성에 대해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WHO는 지난 4월 “이런 생태학적 연구는 국가 인구구성과 질병 경비 부담의 차이, 코로나19 검사 비율, 각 나라의 대유행 단계 등 많은 교란 요인 때문에 상당한 편견을 갖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루이스 에스코바르는 이번 연구가 WHO의 지적을 고려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테말라의 인구는 이탈리아보다 적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수용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결핵 백신의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것은 확실하지만 그 이유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없었다고 밝혔다.

바릴라스 머리는 이 백신이 어린이의 선천적 면역 반응을 훈련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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