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전쟁 승리 찬양 및 美비판 강요받아
“이같이 안 하면 교회 폐쇄·지도자 해고할 것”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5개월, 147일 만에 교회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하느님을 찬양하기 위한 찬송가를 부르는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전염병 퇴치 승리’를 찬양하게 하며 국기를 들고 애국가를 부를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우리의 믿음에 완전히 배치되는 일입니다.”
중국 공산당이 국립 교회에 재개관을 위해서는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부른 뒤 시 주석의 코로나19 대응을 찬양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 인권감시 매체가 폭로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는 중국 종교·인권 잡지 ‘비터 윈터’를 인용, 순허 후이족구 카이펑시의 리시팅 천주교회 소속 신부와 신도 20여명이 지난달 14일 성당을 다시 열면서 중국 정부 당국자들의 감독 하에 이런 의식을 치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설교자들은 시 주석의 전염병 퇴치 성과를 칭찬해야 했으며,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비판해야만 했다.
이에 허난·절강 및 기타 지방의 중국 기독교 협의회는 교회는 애국심을 장려하며 신자들에게 “대유행과의 중국 전쟁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젠 성 남동부에 있는 천주시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교회 인 콴난 교회 목사는 “우리는 사회주의 체계와 공산당을 좋아해야 한다”며 미국이 코로나19와 싸우는 노력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중국을 찬양하며 미국을 비판한 이유에 대해 “사회주의 시스템과 공산당에 대한 사랑을 고취하라고 요구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와 관련 한 당국자는 “지금부터 모든 교회는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안 그러면 교회가 폐쇄되고, 지도자는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레스핀티 비터 윈터 편집국장은 폭스뉴스에 “이는 중국공산당의 중국화 시도의 또 다른 사례”라면서 “모든 것이 진짜 중국식이 돼야 한다는데 그 진정한 의미는 ‘신성모독’을 강요하는 꼴이 되더라도 모두가 중국 공산당 정권의 꼭두각시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