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일조권과 조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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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헌법에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규정돼 있지만, 인간다운 생활이 무언지 명확하지 않다.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의식주이다. 의식주란 입고 먹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이 벗고 살 수 없으니 옷은 필수라 할 수 있고, 먹어야 생존할 수 있으며 쉬고 잠잘 곳이 없으면 생활할 수 없다. 그런데 의식주만 해결된다고 인간다운 생활이라 할 수 있을까?

인간다운 생활은 의식주의 해결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해야 가능해진다. 그런데 건강한 것은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의료시설이나 환경의 조성이 필수이다.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고 스스로 만족할 만한 삶이 영위될 수 있어야 행복에 발을 걸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행복은 주관적이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물질적인 만족과 함께 정신적인 만족도 있어야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헌법 제35조 제1항은 환경에 관한 권리와 환경보전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제3항에는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해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권에 대한 국가의 노력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생활하고 활동하는데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이나 거주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대기환경도 중요하지만 햇빛도 중요하다.

인간이 생존하고 생활하는데 여러 조건과 환경이 필요하지만, 햇빛도 받아야만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일조권은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한 권리이다. 이와 함께 건물과 같은 특정한 위치에서 자연경관, 역사·문화유적 등 특별한 경관을 볼 수 있는 조망권도 제한된 조건하에서 필요한 권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권리로 인식돼 기본권적 가치를 갖는다는 견해도 있다.

현실적으로도 행복을 추구하는데 일조권은 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견해에 따르면 헌법상 행복추구권으로부터 나오는 기본권이라고 본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현행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이 개별 기본권과의 관계에서 독자적 기본권이라기보다는 일반적·보충적 기본권으로 본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행복추구권은 다른 자유권에서 보호하지 못하는 자유, 특히 일반적 행동의 자유와 일반적 인격권 등을 내용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내용의 기본권을 도출하기 어렵다.

인간이 생활하면서 햇빛을 받아야 하는 것은 건강 등을 위해 중요한 일이다. 과거와 달리 고층건물이 많아지고 밀접한 생활환경으로 햇빛이 차단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일조권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과 일본 등 다수의 국가가 건축법 일조권을 규정해 권리로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건축법 등에서 일조권의 확보를 위해 건축물의 높이를 규제하고 있다.

일조권과 조망권은 인간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권리이다. 그런데 햇빛이 완전히 차단되거나 앞을 전혀 조망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닌 한 일조권이나 조망권은 침해된다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일조권과 조망권은 헌법상의 기본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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