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엔지니어가 기지국에 설치한 지진감지센서로부터 전달되는 진동 데이터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SK텔레콤 엔지니어가 기지국에 설치한 지진감지센서로부터 전달되는 진동 데이터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통신망 넘어 안전타워 역할도 수행

지진감지센서 설치해 기상청과 연동

기상청·경북대와 ‘지진관측 네트워크’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SK텔레콤 기지국이 통신망을 넘어 안전타워 역할까지 수행하게 됐다. SK텔레콤은 기상청·경북대학교와 손잡고 한반도의 지진 탐지 및 경보체계와 연계할 수 있는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시범 구축한다고 9일 밝혔다.

전국에 분포한 SKT 기지국, 대리점 등 3천여 곳에 지진감지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기상청의 지진관측시스템과 연동해 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국내 처음으로 만들게 되는 것이다.

현재 기상청은 전국 338개 지진관측소의 지진관측자료를 활용해 지진 관측 후 7~25초 내에 지진조기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지진감지센서는 기상청에서 지진분석에 활용되는 고성능의 지진관측장비와는 달리 소형의 저가형 장비로 한뼘 크기의 220V 플러그 타입이라서 설치와 이동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 또 초당 100회의 진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밀 분석을 통해 일반 진동과 지진을 구분하도록 설계됐다.

SK텔레콤은 지진감지센서에 관측되는 24시간 실시간 ▲진동 데이터 ▲기압 등을 SKT 수집서버(EQMS; Earthquake Monitoring System)로 분류해 기상청에 보낸다. 기상청은 받은 진동 데이터를 국가 지진관측망과 융합하여 진도정보생산, 지진조기경보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향후 SK텔레콤의 기지국·대리점 등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와 전국 국가 지진관측소에서 취합되는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다면 보다 신속·정확한 지진분석으로 지진경보의 시간 단축과 다양한 진도정보서비스 제공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보통 지진파(S파)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이 5초 정도면 책상 아래 등 근거리 대피가 가능하고 10초 이상이면 건물 밖 대피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텔레콤은 기지국, 대리점 외에도 파출소, 초등학교 등 연말까지 8천여 곳에 지진감지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국가·산업 주요시설, 학교 등 공공 안전을 지키는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어 이를 필요로 하는 전국 주요시설에 확산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SK텔레콤·기상청·경북대학교는 국가 지진대응체계 고도화를 위한 연구를 2021년까지 추진키로 했다. 현재 기상청은 SKT 기지국 내 설치된 지진감지센서의 진동 데이터를 기상청의 지진관측자료와 비교해 지진분석의 성능을 검증하고 지진정보 서비스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은 내진, 진동 등의 안정성 검증을 수행하는 한국에스지에스㈜ 동탄시험소에서 모의 지진 시험도 진행했다. 시험을 위해 지진 규모 6.0 이상 지진과 유사한 진동을 발생시켜 기지국으로부터 진동 데이터를 수집, 분석 등의 과정을 선보였다.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횟수는 88회다. 이 중 규모 4.0 이상 2건의 지진은 강원도 동해와 경북 포항에서 각각 50㎞가량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은 2016년 경주지진 및 여진으로 인해 급격히 증가했다가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디지털 지진관측기간의 평균(1999~2018년)인 연 69.9회보다는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의 지진 10건 중 5건이 2010년 이후에 발생됐고 가장 큰 지진이었던 경주 지진(규모 5.8)과 포항 지진(규모 5.4)이 2016년과 2017년에 잇달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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