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상장 한계기업 추이 (제공: 한경연)
국가별 상장 한계기업 추이 (제공: 한경연)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상장사 한계기업 증가율이 세계 20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9일 ‘한계기업 동향과 기업구조조정 제도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나라 한계기업이 급증함에 따라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장사 한계기업 수는 2018년 74개사에서 2019년 90개사로 늘어나 전년 대비 21.6% 증가해 일본(3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각 국의 전체 상장기업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2018년 10.6%에서 2019년 12.9%로 2.3%포인트 증가해 20개국 중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국가별 상장기업 내 한계기업 비중은 한국이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나, 최근 한계기업 수의 증가속도가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부실기업 누적과 기업구조조정 지연이 한국경제의 저성장과 생산성 저하를 불러왔고 코로나19가 재무 곤경 기업에 더 큰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한계기업 증가율 상위 국가를 보면 일본(33.3%), 한국(21.6%), 대만(11.5%), 중국(9.6%) 등 아시아 제조업 중심 국가들이 1~4위를 차지하는 등 재무구조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9년 기간 외부감사법을 적용받는 비금융기업 2만 764개사를 분석한 결과, 작년 한계기업 수는 3011개사로 전년(2556개사) 대비 17.8% 늘었다. 이 중 대기업이 72개, 중소기업이 383개가 각각 증가한 것이다. 한계기업에 종사하는 종업원 수는 지난해 26.6만명으로 전년(21.8만명)보다 22.0%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고용안정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기업의 재무상황, 사업기회 등의 차이를 반영한 다양한 구조조정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며 “재무구조 악화 기업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제도개선과 상시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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