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부초> 공연 한 장면 (사진제공:(사)한국연극배우협회)

“35년 만에 연극으로 탄생했어요”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한수산의 소설 ‘부초’가 연극으로 탄생했다. 연극 <부초>는 전국 문화소외지역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쳐 쎄시봉 열풍의 남은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진흥기금 보조사업으로 공연제작비와 순회공연지역 공연비용을 전액 지원 받아 무료 공연으로 개최한다.

연극 <부초>는 1970년대 한수산 작가의 소설로 발표돼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됐다. 한 작가는 소설의 연극화 제안도 받았으나 실행시키지는 못했다.

원작 ‘부초’는 등장인물 전체가 주인공이라 인물들의 사연을 2시간가량의 무대 위에 녹여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 하지만 ‘부초’의 연극화에 대한 열망은 연극인들 사이에 식지 않았고, 그로부터 35년이 흘러 (사)한국연극배우협회 주관 연극 <부초>로 탄생됐다.

연극 <부초>를 현실감 있게 풀어내는 데는 두 원로 배우의 힘이 컸다. 윤재 역을 맡은 조명남(69)과 준표 역의 박경득(75)은 70년대 유랑극단을 실제 체험한 세대로 극의 배경이 되는 ‘일원곡예단’의 사실적인 표현을 가능케 했다.

두 배우는 많은 나이임에도 극중 서커스 곡예와 마술을 소화하는 등 “연극다운 연극을 만들기 위해 열의를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 순회공연에 앞서 프리뷰로 <부초>를 선보였을 때 반응은 다양했다. 젊은 사람들은 공연을 본 후 “촌스럽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 작가는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의 이야기가 실존성 있게 잘 드러났다면 촌스러운 것이 정상”이라며 연출의 의도대로 연극이 잘 표현됐음을 설명했다.

문어체 대사가 많은 것은 ‘산문시와 같은 부드러운 언어, 정확하면서도 속도감 넘치는 문체’로 평가되는 한수산 작가의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한 제작진의 배려라고 한다.

연극 <부초>는 3월25일 순회공연 첫 일정으로 경남 창원시 육군 종합 정비창 정병관에서 육군과 군인가족,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연을 마쳤다.

이어 4월 13일 무주예체문화관, 5월 14일 경북 영덕군 예주문화예술회관, 6월 17일청양문화예술회관 등 전국 6개 문화 취약 군소지역을 돌며 순회공연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쎄시봉 세대를 위한 공연을 기다려왔다” “세대를 초월해 눈물이 나는 연극” “촌스럽지만 너무 재미있다” 등의 관객 반응에 힘입어 전국 순회공연을 마치는 8월, 서울지역 특별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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