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달 30일 선보인 ‘더 뉴 싼타페’. 2018년도 출시한 4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로, 신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첨단 안전∙편의사양 등을 적용해 신차급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신형 싼타페의 주행모습. (제공: 현대자동차) ⓒ천지일보 2020.7.8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30일 선보인 ‘더 뉴 싼타페’. 2018년도 출시한 4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로, 신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첨단 안전∙편의사양 등을 적용해 신차급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신형 싼타페의 주행모습. (제공: 현대자동차) ⓒ천지일보 2020.7.8

차세대 플랫폼 적용 ‘승차감↑’

‘독수리의 눈’ 디자인 호불호

쏘렌토 제치고 왕위탈환 할까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압축된 팰리세이드 혹은 부풀려진 그랜저. 지난달 30일 2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싼타페’를 본 첫 느낌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신차 출시에 앞서 공개한 티저 이미지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호불호(好不好)가 갈린다”였다. 지난해 선보인 쏘나타부터 그랜저, 아반떼에 이어 신형 싼타페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만난 신형 싼타페는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해소시켰다. 이 차량은 2018년 4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디자인·플랫폼·안전 및 편의사양 등이 신차급으로 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승 구간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북한산로에 위치한 관세비스타를 왕복하는 약 65㎞ 구간으로, 차량은 디젤 2.2 모델의 프레스티지 트림을 탑승했다.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의 한 단계 아래 트림이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더 뉴 싼타페 외관. ⓒ천지일보 2020.7.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더 뉴 싼타페 외관. ⓒ천지일보 2020.7.8

기존 모델과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차량의 얼굴을 상징하는 전면부다. 날카로운 ‘독수리의 눈’을 콘셉트로 헤드램프 일체형의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수직의 T자형 주간주행등(DRL)은 “호불호가 갈린다”라는 반응을 나타나게 한 요인이다. 우려와는 달리 실제로 마주한 외모는 기존보다 더 늠름하고 잘 생겼다.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적용해 패밀리룩이 아닌 모델별 개성과 역할을 나타날 수 있도록 한 결과다. 이 때문에 팰리세이드의 엘리게이터 아이, 쏘나타의 그라데이션 램프, 그랜저의 히든 램프 등을 잇는 신형 싼타페의 고유한 라이트 시그니처로 꼽힌다.

측면부는 전면부터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세련미를 더하고, 후면부는 얇고 길어진 LED 리어 램프, 하단 반사판, 차량 하부를 보호하는 후면 스키드 플레이트의 삼중 가로줄이 안정감을 준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싼타페는 강한 이미지의 SUV가 주류인 미국, 섬세함이 강점인 유럽, 그리고 남양 디자인스튜디오가 협업해서 완성한 디자인이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더 뉴 싼타페 실내. ⓒ천지일보 2020.7.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더 뉴 싼타페 실내. ⓒ천지일보 2020.7.8

실내 변화도 크다. 12.3인치 풀 LCD 계기판과 전자식 변속 버튼(SBW)이 새롭게 적용됐고, 기존 내비게이션 화면도 10.25인치로 확대됐다. 특히 주행 시 차로 중앙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차로유지보조(LFA) 기능이 추가돼 스티어링 휠에 버튼이 더해졌다.

높아진 센터 콘솔은 크래시 패드부터 센터페시아, 콘솔박스까지 끊김 없이 이어지면서 운전자를 감싸는 느낌을 준다. 디자인은 세련돼졌지만 직관성은 떨어졌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랄까. 센터페시아에는 공조장치 및 오디오버튼, 변속버튼, 열선·오토홀드 등의 버튼이 꽉꽉 들어차 있어 주행 중에 필요한 버튼을 찾느라 꽤 시선이 오래 머물게 됐다. 이 또한도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 중 하나였다.

더 뉴 싼타페는 자동차 뼈대인 플랫폼을 바꿨다. 차세대 플랫폼을 적용하며 공간활용성을 강화했다. 전장은 4785㎜, 2열 레그룸은 1060㎜로 기존 대비 각각 15㎜, 34㎜ 늘어났다. 2열 후방 화물 용량은 기존 싼타페 대비 9ℓ 증가한 634ℓ로 골프백 4개를 실을 수 있다. 3열은 180㎝의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불편했고 아이들이 타기에 적당해 보였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더 뉴 싼타페 주행모드에 따른 클러스터 모습. ⓒ천지일보 2020.7.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더 뉴 싼타페 주행모드에 따른 클러스터 모습. ⓒ천지일보 2020.7.8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했다. 디젤차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있었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신형 싼타페는 현대차 SUV 최초로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D2.2’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습식 8DCT(더블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f·m의 성능을 낸다. 기존 모델 대비 4.4% 개선된 14.2㎞/ℓ의 연비를 달성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을 꾹 밟으니 즉각적으로 속도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힘이 달리지도 않았다. 도심형 패밀리 SUV인 만큼 펀(FUN) 드라이빙보다는 편안함과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보였다.

주행 중에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매력도 엿볼 수 있었다. LFA 기능은 직선과 곡선 구간에서 차선 중심을 잘 유지했다. 다만 급격한 곡선 구간에서는 차선 인식을 어려워했다.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성능도 훌륭했다. 다른 차량이 차선을 변경해 앞으로 들어오면 설정된 거리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부드럽게 속도를 조절했다. 이러한 기능은 장거리 운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번갈아 밟아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더 뉴 싼타페 캘리그래피 트림(오른쪽)과 일반 트림 모습. ⓒ천지일보 2020.7.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더 뉴 싼타페 캘리그래피 트림(오른쪽)과 일반 트림 모습. ⓒ천지일보 2020.7.8

싼타페는 지난 20년간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다져왔다. 2018년에는 SUV 최초로 ‘연 10만대 클럽’에 가입했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평균 7500대가량 팔렸다. 하지만 지난 4월 기아자동차의 신형 쏘렌토가 출시되면서 위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현대차는 이번 신형 싼타페를 신호탄으로 하반기에는 스마트스트림 G2.5T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습식 8DCT를 탑재한 더 뉴 싼타페 가솔린 터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공장 생산 중단과 경쟁 모델과의 경합에서 웃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30일 선보인 ‘더 뉴 싼타페’. 2018년도 출시한 4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로, 신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첨단 안전∙편의사양 등을 적용해 신차급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신형 싼타페의 주행모습. (제공: 현대자동차) ⓒ천지일보 2020.7.8
신형 싼타페의 주행모습. (제공: 현대자동차) ⓒ천지일보 20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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