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DB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DB

“내일 오전10시까지” 최후통첩

“벌써 일주일 지나” 압박 늘려

“총장 현명한 판단 기다려”

윤 총장은 장고 거듭 중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지휘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이 장고를 거듭하는 가운데 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오전 10시까지 하루 더 기다리겠다”며 ‘데드라인’을 설정했다. 윤 총장의 고민 시간도 이제 하루가 남지 않으면서 어떤 반응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추 장관의 명의의 입장을 내고 “공(公)과 사(私)는 함께 갈 수 없다. 정(正)과 사(邪)는 함께 갈 수 없다”며 “(수사지휘를 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고 윤 총장의 결정을 촉구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2일 검언유착 사건 관련 대검찰청에 진행 중인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수사 결과만을 윤 총장에게 보고하라고 수사지휘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저도 검찰조직 구성원의 충정과 고충을 충분히 듣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어느 누구도 형사사법 정의가 혼돈인 작금의 상황을 정상이라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많이 답답하다. 우리 모두 주어진 직분에 최선을 다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고 가야 한다”며 “더 이상 옳지 않은 길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이 수사지휘를 거스르는 건 옳지 않은 길로 돌아간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일 전국 검사장 회의가 열렸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회의 결과를 오는 6일까지 보고 받고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다중노출) ⓒ천지일보 2020.7.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일 전국 검사장 회의가 열렸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회의 결과를 오는 6일까지 보고 받고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다중노출) ⓒ천지일보 2020.7.5

추 장관은 “9일 오전 10시까지 하루 더 기다리겠다”며 “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데드라인’을 설정하면서 그 이후엔 모종의 결단을 할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그때 가서 확인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추 장관은 전날에도 “문제 있는 총장 지휘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장관이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며 “좌고우면하지 말고 장관의 지휘 사항을 문언대로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윤 총장을 압박한 바 있다.

윤 총장은 첫 수사지휘가 있은 지 이틀 뒤인 지난 4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갖고 검사장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대검은 지난 6일 ▲검찰총장은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함이 상당하고,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적인 특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 중 검찰총장 지휘감독 배제 부분은 사실상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이므로 위법 또는 부당하다 ▲본건은 검찰총장의 거취와 연계될 사안이 아니다 등의 의견이 회의를 통해 도출됐다며 윤 총장에 보고했다.

이 같은 검사장들의 지지로 윤 총장이 사실상 ‘재지휘’ 요청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그 후에도 윤 총장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법조계 원로들에게 도움을 구하며 적확한 표현을 찾기 위해 숙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