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현지시간) 3달 만에 국가봉쇄를 해제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스낵바. 2주 후인 5일 스페인 북부에서는 집단감염이 발생해 봉쇄령을 다시 도입했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3달 만에 국가봉쇄를 해제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스낵바. 2주 후인 5일 스페인 북부에서는 집단감염이 발생해 봉쇄령을 다시 도입했다. (출처: 뉴시스)

마이애미 7주만에 다시 닫아

스페인·이탈리아 일부 봉쇄

호주도 집단발병에 부분 폐쇄

[천지일보=이솜 기자]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이 확연해지고 있다.

이에 큰 피해를 겪었다가 확산세가 둔화하면서 경제 활동 재개를 위해 봉쇄 조치를 완화한 곳에서도 다시 빗장을 치는 양상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7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174만 4397명으로 늘었으며 사망자는 54만 764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확진자 수는 미국(304만 833명), 브라질(162만 6071명), 인도(72만 346명), 러시아(68만 7862명), 페루(30만 5703명) 순으로 많다.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는 코로나19 환자의 병원 수용능력이 한계에 오르며 식당과 체육관 등을 다시 닫았다.

AP통신은 봉쇄 규제가 풀렸다 다시 철회되는 ‘시소 효과’가 미국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마스크 없이 보낸 지난 독립기념일 연휴 이후 이 효과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는 콜롬비아 특별구를 포함한 50개 주 중 41개 주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39개 주에서 확진률이 이전처럼 오르고 있다. 지난 4일 플로리다에서는 일일 최다 수인 1만 1400명의 확진자를 기록했고 최근 양성률은 18%에 웃돌며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다른 선벨트 지역과 함께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인구 270만명인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 카를로스 히메네스 시장은 식당들이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된 지 7주 만에 실내 식당과 렌트 업체 등 일부 실내 업장들에 대한 폐쇄를 명령했다. 오스틴시도 자택 대피령 발령을 다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은 북부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해 봉쇄령을 다시 도입했다.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에 있는 인구 7만의 소도시 라 마리나는 술집 등에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보고되면서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업무 목적을 제외한 도시 출입을 금지했다.

북동부 카탈루냐 지역도 전날 봉쇄 조치를 재도입했다. 킴 토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당일 “우리를 보호하고 발병을 통제하기 위해 한발 물러선다”며 주민 20만의 세그리아 지역에 봉쇄령을 내렸다. 이에 현지 주민이 도시 밖으로 이동하거나 외부에서 이곳으로 들어오는 것 모두 금지됐다. 10인 이상 모임과 요양원 방문 등도 제한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최대 피해국이었던 이탈리아에서도 최근 국지적 집단 발병 사례가 다시 보고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화통신에 따르면 북동부 베네토주는 지난 1주 동안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0.43에서 1.63으로 치솟았다. 이 지수는 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로 1.0을 넘으면 전파 가능성이 큰 것으로 간주된다. 루카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필요시 봉쇄조치를 더 엄격히 도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5월 20일게 한 자릿수로 줄었으나 규제 완화 이후 이달 들어 1천명가량으로 급증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일부터 유대교회당과 술집, 클럽 등의 모임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하는 등 규제를 다시 강화했다. 

이란에서는 5일부터 연일 코로나19 사망자가 160명을 넘어서면서 하루 사망자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이날부터 21일까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지난 5월 말 들어 감소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증가해 지난 3일 누적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었다.

필리핀에서도 격리조치 완화 이후 24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4일에는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공공 주거 단지 주민 약 3천명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 5일간 자택에 격리됐다. 인구 30만의 빅토리아주 전체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부분적 봉쇄조치를 도입했다.

확진자나 사망자 수가 전혀 파악되고 있지 않은 북한에서도 최근 국경 완전봉쇄를 강조하고 나섰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7일 “(중앙비상방역)지휘부에서는 국경과 영공, 영해를 완전 봉쇄하고, 국경과 해안 연선에 대한 봉쇄와 집중감시를 더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말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즉각 국경봉쇄 조치를 취하고 방역을 강화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중 접경지역에서 화물차나 열차가 오가는 모습들이 보도되면서 ‘제한적으로 봉쇄조치가 해제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