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용인시 거주자 A씨(29)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을 시민과 외국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5.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용인시 거주자 A씨(29)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을 시민과 외국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5.7

GH 그룹 바이러스 63.3%

초기 대구서 퍼진 V유형 소멸

전파력 6배 높다는 연구결과

러시아 선박 관련, GR유형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지난 5월 수도권에서 발생했던 이태원클럽발(發) 감염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전과 광주 등에서 보인 집단감염과 같은 계통의 바이러스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6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526건의 유전자 염기서열 추가분석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방대본이 실시한 추가분석 결과에 따르면 유전자 GH 그룹의 바이러스가 63.3%인 33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V 그룹 바이러스 127건, S 그룹 바이러스 33건, GR 그룹 바이러스 19건, G 그룹 10건, 기타 그룹 4건 등의 순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5월 22일 방역당국은 151건의 유전자 분석을 진행해 중국 우한 교민을 포함한 초기 확진자들은 S계통, 신천지 관련 감염자들은 V계통, 이태원클럽발(發) 집단감염 확진자들은 G계통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통해 유전자 아미노산 종류별로 S, V, G 등 3개 그룹으로 나뉜다.

통상 S와 V그룹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G그룹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흔히 발견된 유형이지만 현재 각국에서 모든 유형의 바이러스 그룹이 나타나고 있다.

WHO가 운영하는 유전자 정보사이트(GISAID)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더욱 구체화해 S, V, L, G, GR, GH 등 6개로 분류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지난 5월에 발생한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이후 국내에서 발견된 유전자 유형은 더 세분화된 GH그룹이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지난 4월 초 이전에는 S, V 그룹이 발견됐지만 4월 초 경북 예천과 5월 초 이태원클럽 발생사례부터 대전 방문판매업체, 광주 광륵사 집단감염을 포함해 최근 일어난 사례에서는 GH그룹에 포함하는 바이러스가 속속히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구청장 박용갑)는 중구보건소에 위치한 선별진료소에 워킹스루 시스템을 도입하며 현장근무자의 근무여건을 대폭 개선하고 나섰다. (제공: 대전 중구) ⓒ천지일보 2020.6.29
대전 중구(구청장 박용갑)는 중구보건소에 위치한 선별진료소에 워킹스루 시스템을 도입하며 현장근무자의 근무여건을 대폭 개선하고 나섰다. (제공: 대전 중구) ⓒ천지일보 2020.6.29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초기에 유행한 바이러스는 S그룹으로 우한교민 등 해외입국자 등에서 발견됐으며 대구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퍼진 바이러스는 V그룹 유형이다.

이 형태는 현재 국내에서는 사실상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V그룹이 변형된 형태로 나타난 GH그룹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로 이태원과 부천 쿠팡 물류센터, 서울 방문판매업체, 광주 집단감염이 모두 이 그룹의 유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발생하는 유행을 막긴 했지만 이후 해외 입국을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확산한 셈이다.

방역당국의 분류에 따르면 GH그룹에 해당하는 경우는 수도권에서는 ▲군포·안양 목회자모임 ▲리치웨이 ▲부천 구성심리상담소 ▲삼성서울병원 ▲성심데이케어 ▲수도권 개척교회 ▲양천구 운동시설 ▲원어성경연구회 ▲이태원클럽 ▲쿠팡물류센터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행복한 요양원 ▲KB 콜센터 등이다.

중부권의 대전 꿈꾸는교회, 방문판매 업체 관련 집단감염은 모두 GH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남권의 광주 광륵사 관련 집단감염의 경우도 역시 GH그룹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GH그룹 바이러스는 전파 속도가 최대 6배까지 빠르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나오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세포에서 증식이 보다 잘되고, 인체세포 감염 부위와 결합을 잘해 전파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 변이에 따른 전염성 등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대응 방법은 동일하다”며 “밀접, 밀집, 밀폐된 곳에서 활동이 장시간 이뤄지면 전염력이 높아진다. 방역수칙을 지키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 감천항에 입항했다가 나타난 러시아 선박 선원 관련 확진자들과 일부 해외 입국자에게서도 GR그룹 유형의 바이러스 형태가 검출됐다.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유입된 확진자는 기타 그룹으로 분류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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