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국제선 여객 수가 1년 전보다 97.8% 급감한 가운데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국제선 여객 수가 1년 전보다 97.8% 급감한 가운데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재증가세

‘여름 성수기’ 수요 기대감도 실종

2분기 국제선 여객 수 97.8% 증발

M&A 무산에 파산 기로 선 이스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고사 위기에 처한 국내 항공업계가 하반기에도 패닉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업황 부진, 인수·합병(M&A) 차질 등을 겪는 가운데, 대규모 실직 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5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6월 잠정치) 국적 항공사 9곳의 국제선·국내선 여객 수는 557만 4596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76.4% 감소했다.

지난 3월 말부터 모든 노선을 ‘셧다운’한 이스타항공을 제외하면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의 여객 감소폭(-84.9%)이 가장 컸다. 대한항공의 2분기 총 여객수는 106만 2170명으로, 지난해 2분기(705만 5666명)의 7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77.7%), 제주항공(-71.6%), 진에어(-71.5%), 에어부산(-63.1%), 에어서울(-61.7%), 티웨이항공(-57.9%) 순이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제선 타격이 컸다. 올 2분기 국적 항공사들의 국제선 여객 수는 총 32만 8348명으로 전년 동분기(1521만 7359명)에 비해 무려 97.8% 급감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약 6조 5000억원의 국제선 매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공항협회(ACI) 등이 코로나19 이전의 수요를 회복하기까지 최소 2∼5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어 하반기에도 가시밭길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협회도 올해 하반기 국제선 월평균 여객 전망치(12만 983명)를 지난해(504만 967명) 대비 97.6% 낮게 잡았다. 올해 하반기에는 약 8조 8000의 국제선 매출 피해가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항공사들이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 앞서 속속들이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여객 수요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 심리로 수요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실상 항공업계 여름 성수기가 사라진 셈이다.

무엇보다 전세계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4일 20만명을 처음 넘어서는 등 바이러스 확산세가 점점 세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힌 최악의 상황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항공기 대부분이 멈추다 보니 수입은 없는데, 고정비용은 계속 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 고용안정투쟁본부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스타항공 운항재개 촉구 결의대를 연 가운데 이스타항공조종자노동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 고용안정투쟁본부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스타항공 운항재개 촉구 결의대를 연 가운데 이스타항공조종자노동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4

또한 국내 항공사간 첫 기업 결합으로 주목받았던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무산 될 위기에 놓였다. 제주항공이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지분 헌납에도 사실상 계약 파기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M&A가 불발될 경우 이스타항공의 파산 가능성은 물론 국내 항공업계에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이스타항공은 4개월째 임금이 밀린 상태로 제주항공으로의 인수가 무산되면 1600여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 측에 10일 이내 체불임금 해결 등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열흘 안에 출분한 자금을 확보할 여력이 없어, 사실상 인수전 무산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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