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의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의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6

사흘 방한 뒤 일본 방문할 듯

대북메시지 들고 나올지 관심

비건·최선희 회동 가능성 낮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오는 7일 방한해 우리 측과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장기간 교착 국면인데다 남북관계도 얼어붙은 가운데 이뤄지는 방한인 만큼 다시 북미대화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건, 외교안보 라인 접촉할 듯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비건 부장관을 비롯한 몇몇 국무부 관리들이 7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그 외 구체적인 방한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과거 일정을 보면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등을 차례로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외교안보라인 등과 두루 접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박 3일간 방한 일정을 마친 후 비건 부장관 일행은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그간 ‘확정된 바 없다. 말할 게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국내외에서는 비건 부장관이 다음 주 방한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모레 방한이 성사되면,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무엇보다 현재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정상회담이 거론되는 상황과 맞물려 대북협상 실무 총괄자로서 모종의 대북메시지를 들고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방한 때는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서울에 있고 북한은 접촉 방법을 알 것”이라며 북미회동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으면서 회동은 무산됐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도 5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그간 밝혀왔던 것처럼 ‘북한과의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는 등 원론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걸로 보인다”면서 “이런 정도라면 북한과의 깜짝 접촉이나 만남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 센터장은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에 한미 모두 기대를 하고 있지만, 꽉 막힌 북미관계를 열어줄 실질적인 진전의 계기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여하튼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미대화의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치고 나오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출처: 연합뉴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치고 나오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출처: 연합뉴스)

◆北최선희 “美와 마주앉을 필요 없어”

일각에선 비건 부장관 방문 시 판문점에서의 ‘깜짝 회동’ 가능성 등 북측과의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인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전날 대미라인 총책인 최선희 제1부상이 이미 ‘정상회담 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최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금과 같은 예민한 때에 조미관계의 현 실태를 무시한 수뇌회담(정상회담) 설이 여론화되고 있는 데 대해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며 “미국과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최 제1부상은 “그 누구의 국내 정치 일정과 같은 외부적 변수에 따라 우리 국가의 정책이 조절,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 간 입장차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만날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다시 말해 단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홍보성 회담에는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대북제재 완화 등 북측의 요구 조건에 부합할 경우 만나겠다는 의미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만약 북미회동이 성사된다면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 대선전 3차 북미 정상회담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다만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변수와 그간 ‘새로운 셈법’을 조건으로 내세운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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