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쏙쏙] 靑외교안보 라인 교체 배경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의지”
[정치쏙쏙] 靑외교안보 라인 교체 배경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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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 박지원ㆍ국가안보실장 서훈ㆍ통일부 장관 이인영 내정.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왼쪽)을 국가안보실장은 서훈 국정원장(가운데)을 내정했다. 신임 통일부 장관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천지일보DB)
국정원장 박지원ㆍ국가안보실장 서훈ㆍ통일부 장관 이인영 내정.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왼쪽)을 국가안보실장은 서훈 국정원장(가운데)을 내정했다. 신임 통일부 장관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천지일보DB)

대북라인 전면 교체… 文 취임 후 처음

박지원, 깜짝 발탁에 “오랜 경륜에 기대감”

與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 vs 野 “회전문 인사”

전문가 “남북·북미 외에 대(對)중 관계도 활용해야”

“지나친 북한 의식… 北도 美도 안좋아할 것” 지적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 그리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대북·안보라인의 장관급 인사를 한꺼번에 모두 바꾼 건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지명됐다. 4선이면서 당 원내대표를 지낸 여당 중진으로,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통일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정치인 장관’ 배정이라는 평가다.

국정원장 후보자로는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이 발탁됐다. 야당 의원이지만 북한과의 대화 경험이 풍부한 만큼 깜짝 기용한 것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자리는 서훈 국정원장이 물려받게 됐다. 정의용 실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직을 맡게 됐다. 한때 국정원장 설이 돌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다.

◆靑인선, 北과 대화 의지 드러낸 절박감

임종석 전 비서실장에서 박지원 전 의원까지 이번 청와대의 인사 면면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활용 가능한 대북 인적자원을 총동원한 셈인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심축인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드러낸 절박감이 담긴 인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꽉 막힌 남북·북미관계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를 힘 있게 밀어붙일 적임자들이라는 것이다.

이들 새 외교안보 라인은 일단 북미 간 대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우선 단절된 남북 간 대화 창구 복원이 필수적이다.

특히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는 이 과정을 풀어낼 일종의 승부수로 볼 수 있다. 지난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후에도 남북관계 중요 국면마다 역할을 자임했던 터라 북한에 대한 오랜 이해를 바탕으로 정보 수장으로서 물밑접촉 등을 통해 일종의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청와대도 이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지원 전 의원은 4선 경력 정치인으로 메시지가 간결하면서 정보력과 상황판단이 탁월할 뿐 아니라 정보위원회 활동을 하며 국정원 업무에 정통하다”며 “박 후보자가 오랜 의정활동으로 축적된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소통력을 바탕으로 국정원이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특히 임 전 실장의 경우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아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성공시킨 전례가 있다.

강 대변인은 “국정의 폭넓은 경험과 깊이 있는 식견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대통령 자문 역할 수행해 국익 수호와 한반도 평화 정책에 큰 역할을 하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을 대거 쇄신하면서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했던 북한이 반응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북미 대화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해 ‘운전자 역할’을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새로운 진용을 갖춘 외교안보라인을 통해 실현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내용을 담은 '판문점선언'을 국내외에 천명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9.4.27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내용을 담은 '판문점선언'을 국내외에 천명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9.4.27

◆정치권 반응, 극명하게 갈려

외교안보 라인 인사와 관련해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 등 일부 ‘깜짝 발탁’에 “놀랍다”는 반응을 내비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남북관계가 경직되고 있는 때 북한과 관계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기대한다”며 “안정적이고 창의적인 외교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해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다.

박완주 의원도 “박 전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버지(김정일 국방위원장)가 신뢰하는 사람이 아니냐”며 “적재적소로 인선한 신의 한수”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기존 진용을 대거 재배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정책이 실패하게 되면 다른 정책을 쓰든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모셔와서 새로운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똑같은 생각 가진 사람들을 돌려막기만 했다”고 혹평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진전 없는 남북미 관계와 안보위기 상황 속에서 국민은 더욱 한숨만 내쉴 수밖에 없는 유례없는 회전문 인사”라며 “결국 청와대는 위기를 극복해나 갈 역량을 살피지 않았고, 자신들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은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과정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재배치한 것이 최선이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침체된 남·북관계를 돌파하려면 북·미만 바라봤던 소극적 외교노선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한반도 평화 전략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며 “그동안 정책을 이끌어온 인사들이 소극적 외교노선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지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새 통일외교안보 책임자들이 소극적 외교노선의 한계를 넘는 의지와 비전이 있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최근 ‘삐라 갈등’으로 남한과 북한이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후 인천의 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황해도 연백군 마을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천지일보 2020.6.21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최근 ‘삐라 갈등’으로 남한과 북한이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후 인천의 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황해도 연백군 마을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천지일보 2020.6.21

◆전문가 “文, 승부수 띄워” 분석도

전문가들은 청와대의 이날 단행된 인사쇄신을 두고 “남북·북미관계에 개선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인사개편”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이 ‘승부수를 띄웠다’는 해석인데, 남은 임기동안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북미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의 인선 내용을 보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앞으로 대미대화 측면,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남북대화 방면에서 외교안보특보로써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북한과 미국을 각각 담당케 해 투트랙으로 관리에 들어갔다는 게 정 센터장의 분석이다.

다만 정 센터장은 “북한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중국과의 전략적 대화를 이끌어가는 게 중요한데, 대통령에게 자문할 대중 외교안보특보가 임명되지 않은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이미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판문점 북미정상 간 회동을 했지만, 지금까지도 평행선만을 달리고 있다”면서 “북미 간 대화 재개만으로는 더 이상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확인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만약 문재인 정부가 진정으로 비핵화 대화를 진전시키고 싶다면, 북미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도 협상에 참여하는 남․북․미․중의 4자 정상 및 실무 회담을 앞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자 정상이 비핵화 협상에 참여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도 오히려 시진핑 중국 주석이 만남을 요청할 때 거절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중국을 담당하는 전문가도 외교안보특보에 임명돼야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는 게 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날 단행된 외교안보 라인 인사를 두고 “지나치게 북한을 의식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북한도 미국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북한은 미국과 다리를 놓으라고 하는데 이번 인사는 남북 간의 터널을 만들겠다는 걸로 보일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오찬 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0.05.28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오찬 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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