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영토권에 대한 기본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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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국가는 영토와 국민 및 주권으로 구성된다. 소위 국가구성의 3요소설인데, 이 중에서 오늘날 영토는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 영역으로 바뀌었고, 주권은 통치권 또는 정부로 바뀌었다. 국가로서 요소를 갖추어도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아야 비로소 독립국가로 활동을 하게 된다. 이를 국가승인이라고 하는데 국가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기본국가들로부터 국제법 주체로 인정받는 것을 말한다.

국가를 구성하는 요소에서 어느 하나도 빠질 수 없지만, 구성원이 거주하며 생활하는 공간인 영토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영토는 국가성립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쟁사에서 많은 내용을 차지하는 것은 영토분쟁으로 인한 전쟁이다. 헌법에서도 영토는 중요한 대상이다. 다수 국가의 헌법에는 영토조항이 있다. 우리나라 헌법도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해 영토조항을 갖고 있다.

헌법은 경제의 장에서도 국가에 국토개발계획 수립의무를 부여하면서 이를 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렇게 영토는 국가의 존립 요소이면서 국민의 거주와 생활공간이다. 그런데 1999년 헌법재판소에는 한일어업협정과 관련해 국민의 영토권을 침해하는 조약이라고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됐다.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었을 때 이의 구제를 위한 예외적이고 특별한 제도이다.

이 헌법소원심판에서 영토권이 기본권이 될 수 있는지 다루어졌다. 이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협정으로 인해 독도의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에 대한 영토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후에도 헌법재판소는 한일어업협정에 관한 사건에서 영토권에 대해 개인의 주관적 권리는 아니지만, 영토의 변경이 국민의 기본권에 영향을 준다면 영토에 관한 권리를 구성할 수 있어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기묘한 결정을 했다.

헌법소원심판은 기본권 침해 여부에 대한 권리구제심판으로 이를 위해서는 침해되는 기본권의 존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헌법재판소는 먼저 영토권이 기본권인지 아닌지 판단을 해야 함에도 이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개진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영토는 헌법 제3조에 규정돼 있다. 영토는 국가공동체에 소속된 객관적 성질을 갖는 것으로 개인의 주관적 의사로 결정될 수 없는 대상이다.

헌법상의 기본권은 우선 국민이 갖는 기본적 권리를 말한다고 정의할 수 있다. 권리란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주장할 수 있는 힘으로, 개인에게 전속된 주관적 성질을 갖는다. 기본권은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주관적 공권이다. 즉 기본권은 공적 권리로서 주관적 권리이다. 그런데 영토권의 내용인 영토는 개인이 자신의 의사로 결정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영토는 국가공동체의 구성요소이지 개인의 권리대상이 아니다.

헌법 제3조의 영토는 국가의 영역이고, 제120조와 제122조의 국토는 국가의 영토를 말하는 것이다. 재산권의 대상인 토지는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나 의사를 통해 보유·이용·처분이 가능하다. 토지재산권은 개인에게 전속된 기본권이지만, 영토는 국가의 구성요소이면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국가권력이 행사하는 권한의 대상이다. 영토권은 영토에 관한 권한이지 권리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권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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