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이자 서예가인 묵개 서상욱 대표의 작품. (제공: 서상욱 대표) ⓒ천지일보 2020.7.2
한학자이자 서예가인 묵개 서상욱 대표의 작품. (제공: 서상욱 대표) ⓒ천지일보 2020.7.2

7월 10~20일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개최

북한산을 문수보살로 담아낸 화필의 만다라

사물을 생동하는 이미지의 신비로 변신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초로의 화가와 서예가가 만나 삶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그림과 글씨 콜라보레이션전이 펼쳐진다.

다름 아닌 동서양 미술을 단순히 모방하는 단계를 벗어나 ‘개념 있는 작업’을 시도한 2인전 ‘장철(張鐵)과 묵개(黙介)의 相’ 전시회다.

오는 10~20일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동양화의 수묵담채는 물론, 오브제를 비롯한 복합매체, 서예의 여러 기법을 활용한 공동 작업으로 그림이 글씨를, 혹은 글씨가 그림을 받쳐주면서 ‘상(相)’의 반조(返照)와 만다라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상(相)은 눈(目)과 사물(木)이 만나 이루는 각종 이미지의 표상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음양상보(陰陽相補)에서 시작해 심물(心物)의 합일(合一)과 내외(內外)의 교접(交接)을 통해 사물을 생동하는 이미지의 신비로 변신시킴으로써 새로운 판타지를 연출한다. 또한 조형적 궁합의 다채로운 시도와 실험으로 보는 이에게 흥분과 전율을 자아낸다.

화가 장철은 그동안 ‘돌 이야기’전을 비롯해 ‘수묵진경전(水墨眞景展)’과 ‘산(山)전’ 등을 통해 한국조형미의 고졸(古拙)과 신출(新出) 그리고 그것이 종합된 영적인 화풍을 뽐내왔다.

한학자이자 서예가인 묵개 서상욱(徐相旭)은 이번에 특히 ‘상(相)자’의 해자를 통해 나무 목(木)과 눈 목(目)자의 연속적인 전개와 변형, 대칭과 비대칭의 역동적 변신을 통해 부처와 보살의 세계, 인드라를 표출함으로써 상대적인 세계상을 돌려주는 데 진력했다.

무엇보다 갑골문과 금문 등 한문의 변천 과정을 필의(筆意)로 느끼도록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두 사람이 드러내려고 하는 대상은 북악의 진면목으로, 두 사람은 북악의 진면목을 멀리서 타자의 눈으로 보려고 했다.

‘검은 눈물’을 비롯해 두 사람이 표현한 북한산의 여러 모습은 문수보살의 환생이라고 할 수 있다. 와불처럼 누워 있는 북한산은 세상 사람들에게는 서로 상생할 것을 눈물로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진 예술인류학 박사는 “그림과 글씨가 한데 어우러져 펼치는 ‘상(相)전’은 우리를 잃어버린 세계로 인도하는 판타지의 향연처럼 느끼게 한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 것은 마음의 세계 혹은 그리워하는 세계를 담는 행위”라며 “두 사람이 전시회를 통해 드러내려고 하는 북악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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