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4.2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쟁점 지역에서의 후보가 확정되면서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강원지사 보선 ‘엄기영-최문순’ 빅매치

강원지사 보궐선거에서는 4일 한나라당 후보가 확정되면서 엄기영 대 최문순이라는 ‘빅매치’가 완성됐다.

엄 후보는 지난 3일부터 치러진 국민참여경선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차지해 본선에 진출했다. 민주당 최문순 후보는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여론조사 결과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 일찌감치 예선을 통과했다.

두 후보의 대결은 MBC 사장 출신 맞대결이란 점에서 흥미를 끌고 있다. 그동안 ‘언론 탄압’ ‘PD수첩’ 등의 현안을 두고 티격태격했던 이들은 벼랑 끝 대치를 예고하고 있다. 인간적으로 보면 직장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이 있을 수 있지만 냉혹한 정치세계의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이상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단, 엄 후보는 지역경제 발전론 카드를 들고 나왔다. 여기에는 삼척 원자력발전소 유치가 포함됐다. 이에 맞서 최 후보는 명분론과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동정론을 앞세웠다. 인지도에서는 엄 후보가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향후 추이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특히 야권연대의 힘과 이광재 전 지사로 인한 바람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을 전·현직 여야 대표 맞대결

성남 분당을 보선에서는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여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전·현직 여야 대표 맞대결이라는 진귀한 대진표가 완성됐다.

강 전 대표는 분당 주민 16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71.2%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후보에 올랐다.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지난달 30일 분당을 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본선 준비에 들어갔다.

두 사람의 대결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강 전 대표는 후보 경선에서 상당한 격차로 1위에 올랐지만 박계동 전 국회 사무총장의 무소속 출마 여부에 따라 고배를 마실 수 있다. 손 대표와 지지율 격차가 얼마 나지 않는 상황이어서 약간의 표 분산만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야권연대의 힘을 등에 업었지만 분당의 경우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었다는 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선거 결과에 따른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손 대표가 분당을에서 미끄러질 경우 향후 대권 가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차기 대권의 발판으로 선택한 분당을 보선에 오히려 발목이 잡히는 셈이 된다. 반면 승리한다면 상황은 반전된다. 지지율 반등과 함께 내년 대권 레이스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분당을 승패에 명운이 걸린 것은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의 표심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이곳에서 패배할 경우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극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런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반대로 승리한다면 지지기반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김해을 김태호 선착… 야권 단일화 진통

김해을에서는 야권이 아직 후보단일화를 하지 못한 가운데 한나라당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본선에 선착했다. 김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을 통과한 뒤 4일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김 후보의 낙점은 후보 중 그의 인지도가 가장 높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김 후보는 노풍(盧風)과 연대의 힘을 앞세울 야권 후보와의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는 특히 선거가 바람몰이 양상으로 흐를 경우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바닥민심을 파고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박연차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낙마한 총리후보자라는 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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