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이전 “건드리면 폭발”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함에 따라 국책사업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라는 비난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이어 과학벨트 입지 선정과 한국주택토지공사(LH) 이전 문제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지역과 정치권의 갈등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H 이전의 경우 향후 정치권 쟁점 현안이 될 전망이다. 참여정부 시절 주택공사는 경남 진주로, 토지공사는 전북 전주로 가도록 결정했다. 그 이후 두 기관이 합쳐져 일괄 이전을 주장해온 경남과 분산 배치를 요구하는 전라북도가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경남은 “경남의 전략사업이 지능형 홈산업인 점에 비춰 LH와 진주 혁신도시의 목표가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전라북도는 “LH의 업무가 농업과 생명단지로 지정된 전주 혁신도시와 더 가깝고 승자독식 방식의 일괄 이전은 지역균형 발전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LH 분산 배치를 당론으로 굳혔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LH 공사의 통합과 이전도 지역 균형발전의 취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LH 공사의 배치는 기능성으로 분산 배치함으로써 오히려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LH의 분산 배치는 당연하고 당으로서 이 입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지난달 23일 한나라당 지도부에 LH 이전을 당론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국토해양부는 상반기 중 대통령 직속기구인 지역발전위원회 의결을 통해 LH 이전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처럼 각종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더욱 확산될 전망이어서 정부가 합리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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