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산업혁명의 격변기를 산 당대의 석학 토머스 맬머스(1766~1834)는 생계 수단에 대한 ‘인구 압력’이라는 유령에 억눌린 채 ‘인구론’을 펴냈다. 그 뒤 아널드 토인비는 ‘1차 산업혁명’에 관한 본격적인 학술서 ‘잉글랜드 산업혁명 강의(1844)’에서 산업혁명이 생산력과 부(富)를 증대시켰을지는 몰라도 일반 대중의 삶을 개선하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비관론’의 흐름은 20세기에 들어와서도 폴 망투, 비어트리스 웹 부부, 헤먼드 부부 같은 학자들로 이어졌다. 마르스크수의 경제학자 모리스 돕은 산업혁명을 근대 자본주의 역사 발전의 한 국면으로 보았지만 노동계급의 혹독한 사회경제적 상태에 주목함으로써 ‘비관론’의 대열에 섰다.

이 책의 저자는 “산업혁명은 비관론자들의 주장처럼 부자를 더 부유하게 만들고 가난한 자들을 더 가난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영국 사회와 영국인을 기아와 질병의 공포에서 구해 내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또 “영국이 여전히 농업적이고 수공업적인 국가로 남아 있었다면 과연 18세기에 급증한 인구의 생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겠는가”하고 질문을 던진다. 이 점에서 그는 기본적으로 낙관론의 입장에 서 있다.

T. S. 애슈턴 지음 / 김택현 옮김 / 삼천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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