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천지일보 2020.7.2
(제공: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천지일보 2020.7.2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한국만화박물관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그 의의를 다시 새기고 희생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자 기획전시 ‘사람과 사람과 사람들_만화가 기억한 5.18’을 온라인을 통해 선보인다.

2일 한국만화박물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를 당초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시기에 맞춰 5월 오프라인 개최를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의 여파로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따라 양질의 만화 전시 콘텐츠를 코로나19 감염의 걱정 없이 누구나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기존 오프라인 전시를 온라인으로 구현하여 비대면으로 관람객과 만난다.

‘사람과 사람과 사람들_만화가 기억한 5.18’ 전시는 당시 신군부의 잔인한 폭압을 생생하게 기록한 만화 작품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의 민주주의 쟁취와 인권회복을 위한 민중의 힘이 독자적으로 발휘된 항쟁으로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전시는 5.18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해 재현한 만화 작품들로 구성해 선보인다. 오세영 작가의 ‘쏴!쏴!쏴!쏴! 탕’, 강풀 작가의 ‘26년’, 박건웅 작가의 ‘바람이 불 때’, 김성재·변기현작가의 ‘망월’, 그리고 작가 수사반장의 ‘김철수씨 이야기’ 등 총 5작품이다.

오세영 작가의 단편만화 <쏴!쏴!쏴!쏴! 탕>은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한 계엄군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주인공 탁영태를 통해 명령에 의해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눈 계엄군 중 누군가 역시 5·18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시각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강풀 작가의 ‘26년’은 5.18 당시 희생자들의 자식들이 26년이 흐른 2006년에 모여 당시 광주시민을 향해 발포명령을 내린 최고 책임자를 찾아가 단죄·복수한다는 내용의 팩션(fact+fiction) 만화로, 5.18의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작가 특유의 스토리텔링으로 그려냈다.

2010년에 발표된 ‘망월’은 5.18기념재단 기획으로 제작한 교육용 만화로 김성재 작가가 글을, 변기현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사실적인 시대배경을 그대로 재현했고 그림으로 생생하게 되살리면서 5.18을 가장 구체적으로 다룬 최초의 만화이다. 아버지가 저지른 살인사건으로 인해 검사임용이 취소될 위기에 있는 아들이 아버지의 과거를 추적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건웅 작가의 단편만화 ‘바람이 불 때’는 주남마을 버스 총격사건을 모티브로 두 남녀의 비극적인 이별을 서정적으로 그렸고, 작가 수사반장의 ‘김철수씨 이야기’는 주인공 김철수씨의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한국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인 5·18민주화운동과 6월 민주항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 무관심이나 폭력 속에서 그것을 겪는 사람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어떻게 괴물이 되어 가는지를 그리고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신종철 원장은 “이번 전시는 만화 작품에 등장하는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5.18 이후 슬픔과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무게를 읽어볼 수 있는 전시”라며 “다양한 만화 작품 속에 담겨있는 역사적 진실이 많은 관람객들에게 전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한국만화박물관 홈페이지에서 PC나 모바일을 통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객은 가상 전시 공간을 이동 동선을 따라 이동할 수 있으며, 360도로 연출된 전시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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