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제75회 전승기념일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출처: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제75회 전승기념일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출처: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실상 영구집권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진행한 개헌 국민투표 본투표 초기 개표에서 70%가 넘는 국민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선거구의 30%가 개표된 상황에서 74%가 개헌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65%로 집계됐는데 일부 지역에선 90%가 넘는 투표율을 보였다.

수도 모스크바보다 9시간 앞선 극동지역 캄차카주는 유권자의 80%가 개헌안에 찬성한다는 예비선거 결과를 신속하게 내놨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70% 이상이 이를 지지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무소속 선거 참관인들과 크렘린궁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투표율 수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무소속 선거감시당 공동대표는 AP에 “몇몇 지역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났다”며 “투표율이 인위적으로 상승한 지역도 있고 실제보다 많거나 적은 지역도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초(超)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이들의 항의 시위도 벌어졌다.

여러 활동가들은 항의의 뜻으로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시 임기 가능 연도인 ‘2036’이라는 숫자를 몸으로 표현하며 붉은 광장에 누웠고 페테르부르크에선 1인 피켓 시위가 벌어졌다. 수백 명의 야당 지지자들은 모스크바 중심에서 시위를 했는데 경찰은 진압하지 않고 오히려 마스크를 건네기까지 했다고 AP는 전했다.

개헌안이 통과되면 4번째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또 다시 집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러시아는 대통령직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있는데 개헌안 통과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대통령직 수행 횟수는 ‘0회’로 간주하게 된다. 이 경우 2024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푸틴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에 도전해 당선된다면 2036년까지 러시아를 이끌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12월31일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취임한 뒤 2008년 자신의 부총리였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에 올리고 총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2년과 2018년 다시 투표를 통해 대통령 자리에 취임했다.

당초 4월22일로 예정했던 개헌 투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다. 지난달 25~30일 엿새 동안 사전투표를 한 뒤 이날 본투표 실시, 총 일주일 간 국민투표를 진행했다.

앞서 개헌안은 지난 3월 상하원 심의와 헌법재판소 승인을 마쳤다. 국민투표를 하지 않아도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투표를 진행한 이유는 재집권을 위한 정당성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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