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평안남도 남포시 청산리 협동농장에서 북한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12일 평안남도 남포시 청산리 협동농장에서 북한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VOA, ITC 4월 무역자료 인용해 보도

정확히 1년만… “러시아 수입액 3/4에 달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최근 중국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많은 양의 밀가루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밀가루를 수입한 것은 정확히 1년만으로, 북한의 식량 사정과 관련이 있는지 주목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일 최근 국제무역센터(ITC)가 공개한 러시아의 4월 무역자료 인용해 “북한이 이 기간 740만 달러어치의 밀가루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4월 한 달간 대(對) 러시아 수입액이 966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밀가루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3에 이른 셈이다. 지난해 4월 북한이 러시아에서 들여온 금액은 254만 달러로, 올해는 작년보다 약 500만 달러 늘었다.

북한이 밀가루 수입을 늘린 정황은 중국과의 무역 자료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5월 한 달 밀가루 등 곡물가루 제품 약 2만 9130t, 금액으로는 약 945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북한이 중국에서 들여온 밀가루는 전체 수입품 중 두 번째로 수입액이 높은 것으로, 전달의 157만 달러와 비교해도 약 6배 늘어난 수치였다. 북한이 4월과 5월 각각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밀가루의 금액을 합치면 1685만 달러에 달한다.

앞서 국제 원조 기구 등은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북한의 식량사정이 예년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을 예측한 바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4월 발표한 ‘2020년 북한의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에서 “코로나19 같은 국제보건 위기가 북한 식량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한다”며 “북한 주민 1010만명이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도 “북한에 2년 연속 불규칙한 기후와 가뭄이 이어졌다”며 “북한 주민들에 대한 식량 원조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월 북한의 러시아와의 교역은 밀가루 수입 증가의 영향으로 크게 반등했지만, 북한의 대 러시아 수출은 역대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ITC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4월 러시아로 수출한 물품의 총액은 약 4천 달러로, 국경 봉쇄 직후인 올해 2월의 8천 달러보다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또 지난해 4월 북한의 러시아 수출액인 14만 2천 달러에 비해서는 약 2.8% 수준에 그쳤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