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22일 중국 충칭 룽창의 돼지 사육장에서 한 여성이 돼지를 돌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작년 3월 22일 중국 충칭 룽창의 돼지 사육장에서 한 여성이 돼지를 돌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에서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가능성이 있는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새로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대학과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CCDCP) 소속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고 BBC방송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G4’라고 명명된 이 신종 바이러스는 신종인플루엔자(H1N1) 계통으로 최근에 생겨났고 돼지를 통해 옮겨지지만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10개 지방의 도축장과 동물병원의 돼지 3만 마리의 검체를 채취해 179개의 돼지독감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그 결과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 대다수는 2016년부터 이미 돼지들 사이에 퍼져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G4가 사람에게 쉽게 감염될 수 있도록 더 변이돼 세계적 발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G4는 당장 문제가 되진 않지만, 인간의 기도에 있는 세포에서 자라고 증식할 수 있으며 인간을 감염시키기 위해 고도로 적응하는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말 그대로 ‘신종’ 바이러스이므로 인간은 G4에 대한 면역력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 현재의 독감 백신도 G4로부터 보호해줄 것 같지는 않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진은 최근 중국 도축장과 돼지 산업 종사자들로부터 감염의 증거를 발견했다. 이들을 상대로 한 항체검사에 전체 노동자의 10.4%가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논문에 돼지의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한 조치와 돼지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시급하다고 권고했다.

영국 노팅엄 대학의 긴초 장 교수는 BBC에 “현재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정신이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새로운 바이러스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우드 케임브리지대 수의학부장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우리는 끊임없는 인수공통 병원균의 출현 위험에 처해있으며 사육동물이 중요한 전염병 바이러스의 발생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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