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와 김유상 전무가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와 김유상 전무가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아시아나·이스타 M&A 불투명

인수시한 넘기고 새 국면으로

코로나19로 실적회복도 ‘암울’

매각불발시 이스타 파산 관측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해 ‘보이콧 재팬’에 이어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항공업계가 출구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아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끝이 보이지 않아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데다 항공업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인수·합병(M&A)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제주항공과의 M&A가 체불임금 문제에 가로막혀 사실상 ‘올스톱’된 가운데,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29일 자산의 가족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한 이스타항공의 지분 410억원어치를 모두 회사 측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지분 증여 방법 등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계약 상대방인 제주항공 측에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어 실제로 M&A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월부터 5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했고 그 규모가 250억원에 달한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조속히 M&A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달 말을 M&A 종결 시점으로 여겨왔지만, 제주항공은 전환사채(CB) 납입일을 무기한 연장한 상태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에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제주항공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대기업 계열사이자 저비용항공(LCC) 1등 기업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작년 12월 18일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예정보다 실사 작업이 길어지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두 차례 연기되면서 인수합병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1분기 자본총계는 -1041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체불 임금 외에도 정유사 등에 밀린 대금이 약 100억원에 달해 제주항공과의 M&A가 더 늦어지면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인수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했다. (출처: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인수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했다. (출처: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작업 역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당초 예정됐던 딜 클로징을 이틀 앞둔 지난 25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전격 회동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했다는 점이 그나마 최근 가장 진전된 성과다.

내내 침묵하던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지난 9일 채권단에 인수 작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서면으로 요구한 이후 2주 넘게 또다시 침묵을 유지했었다. 이 회장이 회동에서 정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단을 촉구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후 본격적인 재협상 테이블이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은 지난 26일 ‘윙(날개)’ 마크 사용에 대한 상표권 계약을 현산 측에 좀 더 유리하게 바꾸기도 했다. 다만 세부 조건을 놓고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돼 하반기에 인수가 성사될 수 있을지, 인수 작업이 무산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상반기 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M&A 인수 작업이 지연되며, 항공업계 재편도 무기한 연장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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