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詩] 송화강 - 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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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강

 

곽재구(1954 ~  )

강물 위
해당화 핀 조선족 마을이 있다.
곰취나물에 수수밥을 먹은 노인이 쟁기질을 한다.
소는 목에 자운영 꽃목걸이를 둘렀다.
이러 이러
자러 자러
모국어와 워낭 소리가 섞여 자운영 꽃을 피운다.
파랑새 한 마리가 가끔 마을에 들르는데
혼자 사는 노인이 밥상머리에 
강낭콩 몇 알을 놓아둔다고 한다.

 

[시평]

잘 아는 바와 같이 송화강이 흐르는 연변지구에는 조선자치구가 있다. 한때는 조선족 200만명 이상이 살았다고 한다. 이들은 우리말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옛날 풍속을 그대로 지닌 채 생활하며 산다. 요즘은 조선족들이 한국으로 많이 진출하기도 했고, 또 한국인들이 중국으로 많이 진출해, 중국 전역에 한국인들이 분포되어 가는 중이다.

우리의 옛 마을과도 같이 정겨운 해당화가 핀 조선족 마을에는 우리의 오랜 식습관 그대로, 봄이 오면 산에서 채취한 곰취나물에 수수밥을 지어 먹는다. 들녘에서는 소를 부려 쟁기질을 하며 농사가 한창이다. “이러 이러, 자러 자러” 모국어와 워낭 소리가 섞인 쟁기질은 마치 지난날 우리나라의 농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다.

자손들을 모두 객지로 떠나보내고 혼자 지내는 조선족 노인. 혼자 밭을 갈고, 또 혼자 밥을 먹는 조선족 노인. 파랑새 한 마리가 무슨 희망과도 같이, 가끔 이 노인이 사는 마을을 찾아온다고 한다. 마을을 찾아오는 파랑새, 노인이 기다리고 또 마음을 주는 유일한 벗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가, 혼자 사는 노인은 밥상머리에 강낭콩 몇 알을 놓아둔다고 한다. 파랑새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마치 외지로 나간 자손이 돌아와 밥을 먹듯이, 파랑새가 강낭콩을 먹는 그 모습, 귀엽고 또 대견하게 바라보고 싶어서이다.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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