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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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로 돈을 많이 번 기업들이 나오고 있었다. 지인 중 모 은행 신용본부장이 있다. 수차례 이 사업 저 사업을 해 보겠다고 시도 하다가 실패를 거듭한 고객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2년 반 전에, 그나마 이제는 욕심 안 부리고 투자비용도 당시 덜 들어간다고 생각해 일반 마스크 공장을 종국에는 차렸다. 이전에 막다른 골목에서 차렸던 마스크 공장이, 생각도 않았던 코로나19로 대박이 나서 팔자 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생산과 공급 상황이 좀 좋아져, 그 공장에서 조금 많이 우대 혜택으로 구입해 은행의 우수 고객에게 선물로도 주었다고 한다. 이제는 필수재가 되고 버스나 철도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탑승 거부까지 당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이 모든 것들은 지금도 진행 중인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낳은 21세기 역사적 사실들이다. 후대는 아마도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누어 역사를 평가할 것이며, 중세 흑사병을 뛰어넘는 세계사적 팬더믹으로 기록될 것으로 추단 된다. 웬 뜬금없는 마스크 타령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런데 몇 백원 했던 마스크가 요물로 돌아와 코로나19를 발원 시킨 중국을 역설적으로 살찌게 하기도 하고 또한 걱정거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코로나19를 전 세계에 퍼뜨리고 오히려 한때는 돈을 벌었다.

도대체 어떤 실상이기에 그랬다는 말인가? 최근 중국 해관총서의 자료를 보니 4월 말 발표한 통계가 있다. 전 세계에 내다 판 마스크 수량이 211억개이다. 세계 각국의 수요가 최고조에 이르러 얼마나 급했던지 하루 10억개를 수출한 날도 있다. 개당 금액은 우리와 다를 수 있어 뭐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1000원씩만 해도 숫자를 아는 사람은 금액이 나올 것이다. 1억개를 천원만 계산해도 천억이다. 10억이면 1조 아닌가. 이것이 숫자로 밀어 붙이는 중국의 장점이다. 대량이라는 숫자는 일상에서 크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곳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단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세상 일은 항상 양면성이 있기에 그렇다. 주식에서도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듯이 말이다.

코로나19 정국과 맞물린 마스크도 지금 중국에서는 서서히 심사(心思)를 만들어 주고 있다. 많이 만들어서 좋았지만, 과잉 공급의 후과이다. 설상가상으로 각국이 마스크 질의 문제까지 집고,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한때 전 세계에 뿌려졌던 중국산 마스크 주문이 안 들어온다.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각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개별 소비국의 통관절차의 엄격함을 유발시켰다. 중국 국내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제3세계와 개발도상국에 뿌려졌던 마스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같은 곳에서 인증을 받기가 어려워졌다. 유럽통합규격인증 CE인증도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업계는 몇 달 전만 해도 미국서부 골드러시와 세일석유 채굴 시처럼 마스크 붐이 일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95%가 파산할 수도 있다고 한다. 오히려 방역 모범국가 한국 이미지가 높아져 한국산으로 둔갑시키는 시도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당국은 주시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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