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 여객기와 이스타 항공 여객기가 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 여객기와 이스타 항공 여객기가 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스타 임시 주총 무산에 제주항공은 CB 발행 연기

‘250억 임금 체납’ 책임소재 놓고 여전히 핑퐁 게임

이상직 의원 등 오너일가 의혹 둘러싼 각종 의혹까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오너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까지 불거지며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이처럼 이스타항공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 직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각이 무산되는 것을 넘어 파산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전환사채(CB) 발행 예정일을 미루며 딜 클로징(종료)이 안갯속에 빠진 상태다. 당초 거래종결일이 양사 합의사항으로 29일이지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인수합병(M&A)이 하반기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매각이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6일 서울 양천구 본사에서 신규 이사와 감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지만, 제주항공이 후보자 명단을 주지 않아 무산됐다. 이스타항공은 다음 달 6일 또다시 임시주총을 연다는 계획이지만, 제주항공 측은 계약상 조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후보자 명단을 이번과 마찬가지로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6월 현재까지 250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 직원 체불임금의 책임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던 지난 3월 말, 이스타항공은 국내외 모든 노선 운행을 중단하면서 매출이 사실상 전무하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지난 2~3월 임금에 해당하는 110억원을 책임지겠다며 제주항공 측에 체불임금을 분담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경영권이 넘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스타항공의 경영진과 대주주가 체불임금 전액을 책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한 이스타항공은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오너일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주식과 벤처투자로 돈을 번 이상직 의원이 2007년 설립한 회사다.

2015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가 100억원가량의 이스타항공 주식 매입 자금을 확보, 수개월 뒤 지분 68.0%를 사들여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대규모 자금을 구한 경로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이상직 의원의 자녀인 이상직 의원의 아들(66.7%)과 딸(33.3%)이 이스타항공의 지분을 100% 확보하고 있어 불법 승계 의혹까지 불거졌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최종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자이자 실질적인 소유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출처: 뉴시스)
이스타항공의 창업자이자 실질적인 소유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출처: 뉴시스)

현재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보유 지분은 올해 1분기 기준 39.6%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3월 2일 이스타홀딩스로부터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기약 없는 이스타항공 매각 소식에 직원들만 애를 태우고 있다. 1600여명의 직원은 지난 3월부터 국내외 모든 노선의 운항이 중단되면서 5개월 가까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이 조속히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이스타항공의 파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영업손실 657억원, 당기순손실 1014억원을 기록했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 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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